'전국 대장정' 절반 끝내… '근엄' 이미지 벗고 친근감… "중도층 멀어질라" 우려도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4차 장외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정상윤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4차 장외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정상윤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생 대장정이 15일 반환점을 돌았다. 전체 18일의 일정 가운데 9일째 일정을 대전·충남에서 마쳤다. 휴일 없는 강행군을 통해 황 대표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수층 결집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중도를 껴안는 외연 확장 노력과 관련해서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의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는 일관된다. 정치인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는 것이다. 대장정 이전에는 안면이 있는 기자들과 식사하면서도 내내 어색해하던 황 대표였다. 그러나 전국의 민생현장에서 특유의 '아재개그'로 웃음을 자아내는 등 근엄 일색의 총리 시절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지난 10일 울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발언하던 황 대표의 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은 적이 있다. 이에 마이크를 톡톡 치고 입으로 바람도 불어넣던 황 대표는 다시 소리가 나자 "제가 이런 것도 고치는 사람입니다"라며 농담을 건넸다. 황 대표의 농담에 급박한 일정으로 경직돼 있던 현장최고위원회 분위기는 한층 누그러졌다. 

    호감 이미지 상승…  시민들 “내년 총선서 보수 밀겠다” 

    대중연설을 할 때는 "한국당에서 제일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누구입니까. 바로 황교안이죠?"라고 농담으로 운을 떼기도 했다. 황 대표의 지역 일정에 동행했던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황교안 대표가 다녀가면 지역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전했다. 울산지역의 한 당원은 "홍준표 대표 때랑은 시·당의 분위기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보수 지지층 결집은 민생투쟁을 통해 얻은 자산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1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2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p)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1주 전보다 1.3% 오르며 민주당과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38.7%, 한국당은 34.3%를 얻었다. 

    부산지역 한 의원은 "부산도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이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다음 총선에서 보수를 확실히 밀겠다고 하는 분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좌파독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좌파독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중도층, 강성 발언에 눈살 

    황 대표는 대장정 중 정책현안이나 정치사안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으로 날을 세웠다. 

    지난 7일에는 "문재인 정권은 좌파독재를 완성하고 연장하기 위해 무리한 질주를 하고 있다"고 독설을 날렸다. 13일 안동지역 유림단체 간담회에서는 대놓고 "문재인 정부는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일련의 강성 발언들이 ‘정치인 황교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보수층을 결집했지만, 중도로의 외연 확장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 대표로서도 중도 포용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통적 우군이 밀집한 영남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쥔다고 해도 중도층이 밀집한 수도권 민심을 잡지 않으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정적으로 중도층의 지지 없이는 향후 정권교체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황 대표도 ‘기존의 한국당 의원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강성 발언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중도층이 민주당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도는 '좌파독재'와 같은 한국당의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