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서 "2조 넘었다"… 靑 "외국 데이터 인용한 것"
  • ▲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최대 쇼핑센터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최대 쇼핑센터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해 "할랄시장에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협력하여 공동진출한다면 서로가 윈-윈 하는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한 말레이시아 최대 쇼핑센터인 원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해 "세계 할랄시장의 규모는 이미 2조불이 넘어섰고, 2022년에는 3조불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세계 할랄 규모와,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세계 할랄시장 규모가 2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세계 할랄시장 규모를 2016년 2조60억달러에서 2022년 3조81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아세안 3개국 순방에 동행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전날 언론브리핑에서 "할랄시장이 세계적으로 2조불 규모인데, 앞으로 3조불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발표한 통계 자료에서 2016년 세계 할랄시장 규모를 1조880억달러로 집계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규모의 절반가량이다. 

    식품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도 세계 할랄시장 규모를 2016년 1조2450억달러, 2022년 1조9300억달러로 집계하는 등 청와대가 공개한 자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가 이번 한류-할랄 전시회를 추진하면서 시장 규모를 부풀려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발표의 원 출처는 톰슨로이터가 2017년 발간한 리서치 보고서"라며 "우리 정부에서 세계 할랄시장과 관련된 통계를 내기 어려워 외국 데이터를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문체부가 발표했다는 자료는 문체부에 따로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전시회에는 식품, 헬스&뷰티, 한류콘텐츠, 홈쇼핑 등 국내 23개 업체가 참여해 150여종의 할랄 상품을 선보였다. 말레이시아 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현지 기업인과 하지원‧NCT 드림을 비롯한 한류스타 등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할랄 인증기관이 전 세계에 300여개가 존재하고 있지만, 할랄인증을 위한 국제 표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할랄 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할랄 인증을 취득하려는 업체는 각 국가에 맞는 인증을 하나하나 획득해야한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된 식품에만 부여되는 인증 마크다. '허락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이슬람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