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에게 "지적재산권 준수" 다짐… 중국 법원은 짝퉁업체 승소 판결
  • ▲ 중국의 짝퉁 무인양품 매장. 한자 가운데 첫번째만 중국 간자체를 썼다. 中법원은 상표권 소송에서 중국 짝퉁업체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中SNS 화면 캡쳐.
    ▲ 중국의 짝퉁 무인양품 매장. 한자 가운데 첫번째만 중국 간자체를 썼다. 中법원은 상표권 소송에서 중국 짝퉁업체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中SNS 화면 캡쳐.
    한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무지루시, 영문 이름 Muji)’이 중국에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벌였다가 쓴 맛을 보고 있다. 日‘무인양품’ 측은 “더욱 저가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日무인양품이 살 길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길을 찾는 듯하다.

    지난 30일 中관영매체 ‘신화망’은 日무인양품이 中짝퉁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 패소했다고 보도했다. 中법원은 “피고인 중국 업체의 이름은 한자가 번자체가 아니라 간자체여서 日무인양품과 다르다”며 中짝퉁업체의 손을 들어줬다고 한다.

    日‘무인양품’이 중국에서 벌이는 힘겨운 싸움은 ‘닛케이 아시안 리뷰’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日‘무인양품’의 로고부터 매장 인테리어, 상품목록까지 똑같이 베껴서 영업 중이라고 한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이 가운데 ‘미니소(MINISO)’와 ‘에모이(Emoi)’는 日‘무인양품’의 테마 색상과 매장·로고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고, ‘중국산 무인양품’은 한자 첫 글자만 간자체일 뿐 나머지는 모두 똑같다고 한다. 최근에는 ‘무인양품’의 짝퉁업체 ‘미니소’를 다시 베낀 ‘유비소’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日무인양품을 베낀 中미니소의 경우 현재 중국에 1000여 개의 매장을 열 정도로 성장했고, 中베이징 면방직품을 모기업으로 둔 ‘중국 무인양품’은 2017년 12월 中법원에서 日무인양품에게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어 승소하기도 했다”며 중국 시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외국 업체들이 중국에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벌이면, 거의 패소하는 이유는 中공산당부터 일반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와 인터뷰를 한 중국인은 “미니소 등 중국 업체가 日무인양품의 디자인을 도용한 것은 맞지만 어차피 다 같은 ‘노 브랜드’ 상품인데 뭔 상관이냐”며 “중국 제품이 더 저렴하니까 산다”고 답했다.

    中당국에 쩔쩔매는 日무인양품, 해법은 트럼프

    이처럼 중국에서 무차별적인 상표권 침해를 받고 있음에도 ‘무인양품’ 측은 강력히 대처를 못하고 있다. 해외 360여개 매장 가운데 중국 매장이 200개가 넘어서 그런지, 마치 과거 ‘사드 갈등’ 때의 롯데그룹 같은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길은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다.

  •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9일(현지시간) 트럼프 美대통령은 시진핑 中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같은 날 中최고인민법원은 “2019년 1월 1일부터 특허 등 지적재산권 민사소송을 당 법원에 설립한 지적재산권 법정에서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中최고인민법원은 “이번 결정은 공산당의 중대결심으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중요한 진보”라며 “국내외 지적재산권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中법원에서는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패소해도 상소할 방법이 없었다. 때문에 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불이익을 받았다. 中최고인민법원의 이날 발표를 두고 외신들은 “중국 측에서 미국이 만족할 만한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中공산당이 최근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강요하지 말라”는 법안을 내놓은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해석도 붙었다. 실제 트럼프 美대통령은 시진핑 中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트위터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시 주석과 매우 훌륭한 통화를 했으며,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협상이) 타결된다면 그것은 모든 주제, 분야, 쟁점들을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목이 日‘무인양품’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日‘무인양품’이 미국에 ‘명목상 본사’를 세우고, 이곳에서 다시 중국 매장들을 경영하는 식으로 지배구조를 바꾸면 어찌 될까. 실제 업체는 일본 것이라고 해도 본사 소재지가 미국이 되면 미국 업체다. 참고로 日‘무인양품’의 2016년 기준 연 매출은 3332억 엔(한화 약 3조 4200억 원), 영업 이익은 382억 엔(약 3900억 원)에 이른다. 여기다 미국인을 중국 지사 관리자로 배치하면, 중국 당국이 함부로 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과 中공산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짐한 게 있어서다.

    日‘무인양품’의 피해와 트럼프 美대통령의 중국 길들이기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교훈을 준다. 일본 기업과 정부가 생각을 바꿔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에 진출, 성공한다면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는 ‘치트 키’로 미국을 사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