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질병통제예방센터 ‘장티푸스 우려국’ 지정… "北 여행 때 예방접종" 권고
  • ▲ 북한 신의주 지역 북중 국경 압록강에서 북한 주민들과 아이들이 빨래하고 있다. 국경지역 북한 주민들에게 압록강과 두만강은 압록강은 세탁과 함께 음료수로도 사용하는 소중한 생활용수 이다. ⓒ 연합뉴스
    ▲ 북한 신의주 지역 북중 국경 압록강에서 북한 주민들과 아이들이 빨래하고 있다. 국경지역 북한 주민들에게 압록강과 두만강은 압록강은 세탁과 함께 음료수로도 사용하는 소중한 생활용수 이다. ⓒ 연합뉴스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장티푸스(Typhoid Fever)가 발생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다가 북한 당국이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 전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11월 초부터 회령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열병이 일주일 전에 장티푸스로 판명됐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RFA에 따르면 "장티푸스로 발병 후 회령시의 한 동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북한 의료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크다"고 한다.  

    "수도 시설 이상... 압록강 물 마시다 감염"

    지난해 6월에도 북한 양강도 혜산 지역에서 장티푸스가 발생해 면역력이 약한 노인 사망자가 속출한 바 있다. 이번에 함북 회령에서 발생한 장티푸스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도시설 이상으로 인해 압록강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마신 것이 발병 원인으로 파악됐다. "소독이 안 된 물을 마셨거나 오염된 강물을 길어다 끊이지 않고 사용했기 때문"이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환자는 발열과 복통, 구토, 설사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고열상태가 지속되다가 탈수와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병은 평균 15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난 후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발생 초기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빠르게 확산돼 피해가 급증하게 된다. 

    처방은 "물 끓여 마시라"는 한가지 뿐

    "지난 20여 년간의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인 전염병 예방대책이 붕괴된 상태"라는 것이 그동안 북한을 떠나온 탈북민들의 증언이다.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병이지만 당국의 위생관리와 전염병 관리, 예방접종 체계가 무너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여러 가지 전염병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병원과 진료소 어디를 가도 예방접종이나 처방약을 구할 수 없고 의사들은 '물을 끓여 마시라'는 막연한 처방을 내놓을 뿐이어서 일단 전염병이 발생하면 막을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약을 구할 수는 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의 약품 유통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경제난은 상하수도와 같은 기반시설의 개설 및 보수 차질로 연결돼 결국 공공위생 사업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해마다 위생 불결로 인한 각종 질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북한을 '장티푸스 우려국'으로 지정하고 북한을 여행하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