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선' 한국당 최고참… 정계은퇴냐, 또 다른 정치 구상이냐 해석 분분
  • ▲ 기자회견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 서 의원은 20일 자유한국당을 전격 탈당했다. ⓒ뉴데일리DB
    ▲ 기자회견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 서 의원은 20일 자유한국당을 전격 탈당했다. ⓒ뉴데일리DB
    서청원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지방선거 참패 후 내홍을 거듭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서 현직 의원의 첫 탈당 사례다.

    서 의원은 20일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탈당 선언문을 발표했다. 서 의원은 "저는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며 "총선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언제 위기가 아니었나 싶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국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며 "해체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무기력하게 폐허에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계속 살아야 하고, 국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살림을 해야 하고,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보수정당은 나라의 기둥이고, 국민의 기댈 언덕"이라며 서 의원은 "'실종된 정치'가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보수정당이 다시 태어나 튼튼하게 국가를 지키는 것이 정치복원의 첫걸음이라 믿는다"며 "정치가 실종된 빈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 잡고 독주가 횡행한다. 저를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더 이상의 계파 갈등을 끝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며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며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마지막으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탈당의 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같은 서 의원의 전격 탈당 선언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해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최다선이자 고령인 서청원 의원이 사실상 '정계 은퇴'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 가운데, 서 의원이 친박계 결집 등 새로운 정치 구상을 위해 먼저 당을 떠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불거진 친박-비박 갈등의 여파에서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비박계 성향의 혁신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또다시 인적 청산의 굴레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8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최고참 정치인이다. 친박계 좌장 또는 맏형으로 불리기도 했던 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이른바 '인적 청산'의 대상으로 몰리면서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기도 하다. 홍준표 전 대표 체제 시절 '탈당권유' 징계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