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향연 '모다페 2017'…"작품 속에 우리 삶 녹아있다"

"올해 모다페는 '헬로, 마이, 라이프?!(Hello, My, Life?!)'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모다페가 펼칠 작품 안에는 우리의 삶이 녹아 있다. 예술인으로서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있기를 바란다."

지난 2월 제12대 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혜정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모다페 2017'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국제현대무용축제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아시아의 대표 춤 축제 '모다페 2017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이하 모다페)'가 오는 17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춤의 향연을 펼친다.

'모다페'는 국내외 유명 현대무용단에서 가장 핫한 레퍼토리를 소개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최장수 현대무용축제이다. 올해는 7개국 31개 예술단체 186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배우 조여정(36)이 홍보대사를 맡는다.

이날 조여정은 "국내 최고의 현대무용축제 홍보대사가 돼 영광이다.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무용수의 몸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현대무용을 동경했다"며 "몸의 기본기를 만들어준다는 탄츠플레이를 직접 수소문해 1년 반 동안 주5일 꾸준히 수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손과 발이 따로 놀지 않고, 내 감정이 온몸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현대무용의 매력이다.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내면과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어서 참 좋아한다. 모다페 홍보대사를 계기로 현대무용을 대중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는 메신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덧붙였다.

조여정은 개막작으로 10명의 남성무용수들로 구성된 발렛보이즈의 'Life(라이프)'를 관람할 계획이다. 첫 방한하는 발렛보이즈는 영국의 대표 현대무용단으로, 로얄발레단의 주요 무용수로 활약한 마이클 눈과 윌리엄 트레빗이 2000년 설립했다.

남성 인체의 아름다운 근육미와 절제된 힘을 보여주는 발렛보이즈가 준비한 'Life'는 유럽 최고의 안무가 폰투스 리드버그와 자비에 드 프루토스가 각각 'Rabbit'(토끼)과 'Fiction(픽션)'의 두 작품으로 구성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혜정 조직위원장은 개막작에 대해 "발렛보이즈의 '라이프'는 모다페 주제와 잘 맞았고, 남성무용단이라는 점도 좋았다. 무엇보다 올해 한영수교 130주년 기념의 해에 선보여 더욱 의미가 깊다. 발렛보이즈는 움직임이 대단히 섬세한 단체다. 그런 움직임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폐막작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무용단 중 하나인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Horses In The Sky(하늘의 말들)'이다. 키부츠현대무용단은 2015년 한국을 찾은 바 있으며, 현재 무용단을 이끄는 라미 베에르 예술감독은 이번이 네 번째 한국공연이다.

'하늘의 말들'은 세계현대무용의 트랜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16명의 무용수들이 80분 동안 뛰어난 테크닉과 함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즈는 "마음을 뒤흔들며, 절로 기립 박수가 터져나온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국내 작품도 해외 못지 않는 작품성과 완성도를 자랑한다. 모다페는 '현대무용 불후의 명작' 프로그램으로 전설의 슈퍼스타 툇마루무용단의 최청자 '해변의 남자', 밀물현대무용단 이숙재의 '(신)찬기파랑가', 전미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가지마세요'를 선정했다.

김혜정 조직위원장은 "서양에서는 레퍼토리 재연을 많이 하고 그 과정이나 결과물을 통해서 현대의 무용 발전의 디딤돌로 삼는다. 하지만 한국은 신작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늘 새로운 것만이 새것이 아니다. 옛 레파토리를 끄집어내서 재연하거나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김보라, 이동하, 정수동, 전혁진의 젊은 안무가 4인방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2010년 안무가로 데뷔해 2013년 아트프로젝트보라를 설립한 김보라의 '소무'가 눈길을 끈다. '소무'는 진지한 성찰의 대상이 되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혹은 인간을 유혹하는 감각으로 재현될 뿐인 '여성의 신체'를 탐구해보는 작품이다.

또, 중견안무가 류석훈의 '시퀀스', 김영미 '앙리의 빨간 물고기'를 비롯해 독보적인 미디어 퍼포먼스 안무가로 자리잡은 정호영의 '단체의방', 국립현대무용단 출신의 안무가 김호연 '따뜻한 세상', 김모든의 '자메뉴'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모다페는 '동시대 예술의 수용과 담론'을 주제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미래 무용 창작 스타일의 방향성을 논의할 모다페 포럼, 작가와의 대화, 시민들과 함께 무료로 즐기는 현대무용무대 '모스(모다페 오프 스테이지)'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김 조직위원장은 "현대무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아직은 미흡하다. 그래서 홍보대사를 통해 모다페와 현대무용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며 "현대무용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관객을 위해 '모스'라는 야외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만드는 실험적인 무대로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모다페 2017 공연 티켓은 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2-763-5351.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