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기겁하게 만든 문재인의 '섀도우 캐비넷'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노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의 경쟁상대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확장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또한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의 '섀도우 캐비넷(예비내각)' 구상과 관련해 "국민들이 그런 걸 보고 놀라지 않을까 싶다"면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재명 시장은 2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오히려 반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의 1위 후보이긴 하지만 일종의 천장 같은 게 있기 때문에 더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 고정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문제는) 소위 확장성이라고 하는데 반기문이라고 하는 강력한 상대가 나타나니까, 야권이 위기의식 때문에 확 몰린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야권 지지자들은) 강력한 상대가 사라지니 좀 더 나은 정권 교체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 내용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역전을 자신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어 문재인 전 대표의 '섀도우 캐비넷(예비내각)' 구상을 질타했다.

"오늘 얼핏 보니까, (문재인 전 대표가) 소위 내각 예정자들을 발표했던데 그 중에 조윤제 이런 분을 경제부총리로 내정하고... 섀도우 내각을 발표한 걸 보고 대단히 놀랄 정도였다. 국민들이 그런 걸 보고 놀라지 않을까 싶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 노원구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초청 강연에서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 구상과 관련, SNS를 통해 일반 국민들로부터 직접 입각 대상자들에 대한 추천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인수위 없는 이번 대선을 생각하면 준비가 중요한데, 당으로부터 추천받기도 하고 일반 국민을 상대로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인사를 추천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부 다 확정은 안되더라도 대체로 어떤 분들과 국정을 운영할 건가에 대해서 대강의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후 언론에선 문재인 전 대표의 '섀도우 캐비넷' 구상을 놓고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맡으면서 문 전 대표와 연을 맺은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경제부총리 후보 1순위 꼽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정원장으로는 문희상 의원, 김병기 전 의원, 서훈 이화여대 교수 등이 문재인 캠프 내에서 오르내리고 있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입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설(說)도 나왔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풀은 크게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참여한 800여명의 학계 인사들과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와 내각에서 근무한 인사들로 구분되고 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이재명 시장 외에 다른 야권진영에서도 강력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비문(非文)계 내에선 "너무 이른 감이 있는 게 아니냐", "측근들로 인사를 채우려는 것이 아니냐", "섀도우 캐비넷이 아닌 낙하산이냐"는 비난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어떤 분은 섀도우 캐비닛 예비내각을 만든다 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고 하는데, 그분의 입을 탄핵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이용호 의원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라고 문재인 전 대표를 꼬집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 '키친 캐비닛(민간 고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는데, 이번엔 문재인 전 대표가 섀도우 캐비닛을 발표하겠다고 조급증을 드러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