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측 "다급한 사정 이해 못하는 바 아냐...왜 해체 요구하는지 성찰해야"
  •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누리당 일각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손학규 전 대표 측은 20일 "새누리당은 광장의 시민들이 왜 새누리당의 해체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통렬한 성찰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다시는 손학규의 이름이 이와 같은 맥락에서 거론되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대표 측은 이날 입장성명서를 통해 "국정농단 사태로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의 다급한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개혁세력을 결집해서 박근혜 정권의 적폐 등 구체제를 청산하고 7공화국 건설하는데 여념이 없는 손학규 전 대표를 끌어 들이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며 "급하다고 상식과 예의에 어긋나는 정치를 하는 것은 스스로를 더욱 부끄럽게 만들고 국민이 정치를 외면케 하는 이유"라고 거듭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최근 새누리당은 비박(非朴)계의 탈당이 임박하면서 분당 위기에 처했다. 

    친박(親朴)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것에 반대하면서 외부 인사로 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해 이회창 전 새누리당(舊 한나라당) 대표와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13 총선 직후에도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당 체제 정비를 위해 한 차례 손학규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한 바 있다.

    손학규 전 대표는 본래 정계 입문 자체는 현 여권에서 했다. 

    지난 1993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발탁으로 민자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대통령이 불렀다, 개혁 위해 나섰다'는 슬로건으로 이 해 치러진 경기도 광명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현 여권에서 3선 의원과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손학규 전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으나, 이명박~박근혜 양강 구도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마침 당시 집권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붕괴되자, 65학번 동기 김근태 전 열우당 의장이 그에게 손짓했다.

    결국 손학규 전 대표는 2008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에 함께 했다. 열린우리당과 선진평화연대가 창당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를 거쳐 통합민주당 공동대표와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야권통합의 아이콘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친노(親盧)·86그룹으로부터 '출신'을 이유로 집중 난타를 당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후 서울 종로, 경기 분당을, 경기 수원병 등 사지(死地)에만 집중적으로 출마를 강권당하면서 끝내 지난 2014년 7·30 재보선 이후로 정계은퇴의 길을 택했다. 

    지난 10월 2년여 만에 정계 복귀한 손학규 전 대표는 최근 '국민주권 개혁회의'를 만드는 등 정치세력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개헌파 중 하나로 제3지대론의 중심인물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출마 제안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이 불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