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탈당 요구해온 비박계는 동요… 권성동 "야당이 지금 탄핵하자는 것도 나는 반대"
  • ▲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 그는 당 비상시국회위원회의 해체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 그는 당 비상시국회위원회의 해체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이 "비상시국위원회를 해체하지 않으면 오는 21일 예정된 지도부 사퇴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30일 의원총회 도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에 들어가면 지도부는 사퇴하지 못한다"면서 "만일 탄핵에 들어가면 우리가 내세운 로드맵을 거두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은 현실적으로 힘드니 거둬달라"면서 "의원총회에 들어가 보면 무슨 소리인지 알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찬성하는 의원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다.

    조 최고위원은 차기 비대위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의원총회를 주장했다. 의원총회를 통해 빠른 시일 내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게 당의 화합·야당과의 협상을 위해서도 맞다는 것이다. "콘클라베 방식을 통해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지도부를 퇴진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6인 중진 협의체 합의사항인 비주류 의원 3명 중 한 명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키로 합의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조 최고위원은 "6인 중진 협의체는 당분간은 가동될 것"이라며 "내부 인사는 합의만 하면 되지만 비대위원장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분이 할지 안 할지도 봐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 그는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대통령이 지난 29일 사실상 퇴진 하겠다고 밝히자 현 시점에서 탄핵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 그는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대통령이 지난 29일 사실상 퇴진 하겠다고 밝히자 현 시점에서 탄핵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의 이런 발언은 탄핵정국을 막으면서도 속도감 있는 차기 지도부 구성·여야 협상 등을 위해 비박계를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박계는 당초 이정현 대표가 주축이 된 당 지도부의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출당을 주장했다. 실제로 비상시국위원회는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보다 한층 높은 수위의 '사실상 조기 퇴진' 카드를 꺼내면서 이제는 비박계가 응답할 때가 됐다는 게 조원진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지난 28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비상시국위원회의 해체를 주장하면서 "이달 말까지 해체하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가 품고 있던 '중대 결단' 카드는 지도부 유임이었던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의 퇴진' 카드를 꺼내자 비박계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은 "공을 넘겼으니 협상 안 할 수가 없다"면서 "바로 하야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여야 정치 원로들이 4월 말을 제시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탄핵을 해도 5개월에서 6개월은 걸린다"면서 "자진해서 사퇴하겠다는데 굳이 힘을 뺄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아울러 "야당이 (퇴진 날짜를 국회에서 협상하자는 제안을) 안 받겠다고 하면 안 된다. 자기들이 '자진 사퇴하라' 해서 한 것 아니냐"며 "탄핵 효과나 자진사퇴 효과나 동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