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외치던 우상호, 美방문서 "한미동맹 중요" 주장
  • ▲ 정세균 국회의장.ⓒ뉴데일리DB
    ▲ 정세균 국회의장.ⓒ뉴데일리DB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국내에선 반대 입장을 시사했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선 "사드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지난 13일 미국을 방문해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드에 대해 정부가 국민이나 국회와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사드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에 사실상 반대했던 정 의장이 10여일 만에 "근본적으로는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정세균 의장은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주변국과의 관계변화 또한 고려한 것 같지 않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정 의장은 사드 반대도 모자라 "지금 같이 남북이 극단으로 치닫는 방식은 곤란하다. 제재는 수단이다. 때론 유용하지만, 때론 위험한 수단"이라며 정부의 대북제재 정책에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정세균 의장이 사드 배치와 관련한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을 두고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까지 가서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할 경우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사드 배치에 결사 반대하며 미국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해 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정 의장과의 미국 동행 자리에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굳건한 한미동맹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여러 의견을 두고 여야가 논쟁을 하더라도 한미 안보동맹과 경제협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외교를 하러 왔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마치 야당 대표처럼 사드 반대를 주장했던 국회의장이 미국 앞에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며 "그럴거면 왜 국내에서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논란까지 야기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는가. 비겁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