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종서 중위.ⓒ공군
    ▲ 박종서 중위.ⓒ공군

    F-4 전투기 정비사로 복무하며 항공기 정비 임무를 수행하던 부사관이, 직접 전투기를 몰고 하늘을 누비는 조종사로 다시 태어났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종서 중위(33세, 학사 132기).

    박 중위는 공군 항공과학고등학교(이하 ‘항과고’)를 졸업하고 2003년 공군 하사로 임관해(항과고 32기) 17전투비행단에서 항공기유압계통 정비사로 근무했다. 항과고는 항공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항공·전자분야 마이스터 고등학교로 졸업자 대부분은 공군 항공기술부사관으로 임관한다.

    박 중위는 정비작업을 수행하던 어느 날 ‘내가 정비하는 전투기를 타고 하늘을 누비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꿈을 가졌고, 시간이 갈수록 꿈을 이루고 싶은 열망이 커지면서 전투조종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박 중위가 늦은 나이에 힘든 도전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사로 복무하던 박 중위는 조종사가 되기 위해 2014년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할 당시 슬하에 3살과 생후 2주 된 두 자녀가 있었다. 박 중위는 “육아를 전담했던 아내 덕분에 기본군사훈련과 비행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박 중위가 정비사로 근무한 경험이 비행교육과정에 도움이 되는 일도 있었다.

    비행교육과정 중에는 항공기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항공기 계통 및 정비 관련 이론 수업이 별도로 진행되는데 박 중위는 기체에 대한 높은 이해와 뛰어난 비상상황 대처능력을 선보이며 동기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정비 부사관에서 조종사가 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박 중위가 KT-1 훈련기로 기본비행교육을 받을 때 항과고 동기생이 박 중위가 탑승하는 훈련기의 정비기장을 맡고 있었다. 박 중위는 “동기생이 정비해준 항공기에 오르니 기체에 대해 더욱 믿음이 가게 되면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비행에 임할 수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중위는 “임무와 역할은 다르지만, 정비사나 조종사나 대한민국 하늘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같다”라며 “항상 비행지원요원들에게 감사하는 가운데 국가가 부르면 언제든지 출격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최정예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공군은 8월 11일 제1전투비행단 기지강당에서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16-2차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을 거행했다. 이날 38명의 새내기 보라매들은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수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