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언론에 공개된 미국령 괌 ‘사드기지’‥레이더·화력센터·발사차량
  • ▲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레이더 전자파 측정하는 공군장교와 이를 확인하는 국내언론사 기자 모습.ⓒ괌 미 36비행단
    ▲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레이더 전자파 측정하는 공군장교와 이를 확인하는 국내언론사 기자 모습.ⓒ괌 미 36비행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AN/TPY-2)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해소하려면 레이더의 전자파 측정 수치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4일 언론을 상대로 사드 레이더보다 출력이 센 우리 군의 '그린파인 레이더' 기지를 공개하는 등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여론전에 돌입했지만 논란을 종식시키지 못했다.

    이에 국방부는 미군 측의 협조를 얻어 국내언론에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를 공개했다. 물론,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측정치도 함께 공개됐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은 18일(현지시간) 실전 배치된 사드 체계의 실제 배치 현황과 전자파 측정치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찾았다. 이곳은 미공군 제36비행단의 모기지로, 괌 전체면적의 1/3을 차지한다. 약 181m²(제곱미터)로 미국 워싱턴 D.C.와 맞먹는 크기다.

    이날 미군의 보안 절차는 까다로웠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카메라, 녹음기 등은 소지할 수 없었고, 오직 휴대할 수 있는 것은 펜과 수첩정도였다.

  • ▲ 괌 앤더슨 공군기지 입구 모습.ⓒ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괌 앤더슨 공군기지 입구 모습.ⓒ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미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언론 공개는 한국 언론이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괌의 사드 포대는 지난 2013년 4월 북한의 무수단(화성-10)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서 조성됐다. 미 본토의 사드 전력 가운데 1개 포대가 이곳으로 전진 배치된 것이다.

    ◇실제 사드레이더 전파 실측‥기준치 0.001% "1.6km 거리서 거리낌 없는 생활모습"

    괌의 사드 포대는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상당한 거리에 떨어져있었다. 차량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괌 북서쪽에 위치해있었는데,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일본군이 사용했던 비행장이라고 한다.

    현재 태평양사령부의 지역 훈련장으로, 미군은 이 곳을 ‘아르마딜로’라고 부르고 있다.미군이 취재진을 안내한 곳은 사드 레이더에서 1.6km 떨어진 공사현장이었다. 훈련장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는데, 사드 포대 운용과 관련 없는 인원들이 훈련장 부속 건물을 한창 짓고 있었다.

  • ▲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레이더 전자파 측정하는 공군장교가 측정장비로 6분간 측정한 수치 모습.ⓒ괌 미 36비행단
    ▲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레이더 전자파 측정하는 공군장교가 측정장비로 6분간 측정한 수치 모습.ⓒ괌 미 36비행단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측정은 이곳에서 진행됐다. 경북 성주 성산포대를 가정, 마을까지의 최단 거리인 1.6km 상황에서 전자파를 측정하기 위해서다.전자파 측정 현장에서 미군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 위치와 측정 장소의 고도차는 수평에 가깝다”며 “레이더 위치가 더 높은 곳이라면 전자파 수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파 측정은 이날 파견된 우리 공군장교인 전파관리통제실장이 지난 14일과 동일한 측정 장비와 측정 시간인 6분을 기준으로 실시했다. 전자파의 측정값은 최대 0.0007W/㎡(와트퍼 제곱미터), 평균 0.0003W/㎡로 인체 노출 허용기준 값이 측정됐다.

    기준치는 10W/㎡로 인체 노출 허용 기준 10 의 0.01% 이하다. 이날 측정값은 자연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미 사드 레이더보다 출력이 센 우리 군의 다른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나 문제가 전혀 없다는 점, 실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도 사실상 자연 상태로 측정됐다는 점, 이로 인해 전자파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이로 인해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은 이번 현장 측정으로 종결될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특히 경북 성주의 경우 레이더 위치가 해발 393m 위치에서 작동하게 되므로 사실상 성주 지역 내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은 없을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 ▲ 사드레이더 인 AN/TPY-2 밴드레이더(자료사진).ⓒ미육군
    ▲ 사드레이더 인 AN/TPY-2 밴드레이더(자료사진).ⓒ미육군

    ◇사드 포대 들여다 보니‥발사차량+레이더+발사차량 "역삼각형으로 북쪽 향해"

    취재진은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측정을 참관한 뒤 실제 사드 포대가 있는 ‘아르마딜로’로 이동했다. 소총과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경비 병력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었다.미군의 설명에 따르면, 사드 1개 포대에는 총 200여명이 투입된다. 이 중 포대 운용과 관련한 인원은 100여명이라고 한다.

    미군 측은 “사드는 미사일 탄착 이전에 이를 무력화하는 데 효과가 크다”며 “한국의 (미사일) 하층 방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드 포대는 레이더 구역과 사드화력통제센터(TFCC), 사드 유도탄 발사차량(HEMTT)으로 구성됐다.

    레이더와 화력통제센터는 근거리에 함께 위치하고, 발사대는 약 5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곳 사드 포대에 배치된 발사차량은 모두 2대였고, 예비용으로 1대가 따로 보관돼있었다.

  • ▲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차량과 사드 유도탄 발사기.ⓒ괌 미 36비행단
    ▲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차량과 사드 유도탄 발사기.ⓒ괌 미 36비행단

    사드 레이더는 모두 4개의 유닛으로 구성됐다. 25,000여개의 모듈로 구성된 AN/TPY-2 X밴드 레이더 본체(AEU)와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된 정보처리 모듈(EEU), 펌프 300개로 전자기기를 냉각시키는 냉각기(CEU), 모든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주 발전기(PPU) 등이다.

    미군 관계자는 “이를 통틀어 ‘사드 레이더’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미군 관계자는 “이곳은 임시 기지 형태로 전력공급을 자체발전기를 통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향후, 상설 기지로 전환되면 상업용 전력을 공급받아 더욱 안정적인 운용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발사 차량은 수풀로 우거진 지대를 사이로 800m 떨어져 자리 잡고 있었다. 즉, 가운데 레이더를 두고 양쪽에 발사 차량이 있는 ‘역삼각형 형태’로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발사 차량에는 모두 8발의 사드 유도탄이 장착되고, 재장전에는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 ▲ 사드 유도탄 발사모습.ⓒ록히드마틴
    ▲ 사드 유도탄 발사모습.ⓒ록히드마틴

    발사 차량은 레이더와 화력통제센터는 광케이블로 연결돼 발사지시를 받는다. 이날 현장에서 함께한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 헤드룬드 소장은 “사드 포대 배치는 지형에 맞춰 다소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 배치될 사드포대는 괌 기지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국방부 공동취재단 순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