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등 최근 불리해진 요소들 있어… 위기감 고조
  •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오는 8.9 전당대회에 비박계 후보로 거론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오는 8.9 전당대회에 비박계 후보로 거론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오는 16일 전당 대회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마땅한 '적수'가 없는 비박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서청원 의원은 지난 8일,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해왔다. 친박계의 대표 당권 주자로 추대론까지 불거진 서 의원은 전보다는 출마쪽에 마음이 쏠리는 분위기다.

    8선 서청원 의원의 전당대회 등판은 비박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로 지목됐던 서청원 의원의 전대 출마는 친박계 후보 간 단일화 움직임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이미 홍문종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다른 친박계 후보자에 대해서는 "캠프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확실하게 줄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친박의 단일화보다 더 큰 비박계의 핵심적인 고민은 따로 있다. 근본적으로 정병국·김용태 의원이 아무래도 서청원 의원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년 전 전당대회에서 당시 5선 김무성 대표와 7선 서청원 의원이 혈투를 벌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8선이 된 서청원 의원은 20대 국회 초 국회의장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오는 8.9 전당대회에 출마하게 되면 체급을 낮춰 출마하게 되는 셈이다. 비박계로서는 5선 정병국 의원과 3선의 김용태 의원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때문에 비박계에 구원투수로 4선의 나경원 의원이 거론된다. 나경원 의원은 총선 전부터 전당대회에 출마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거론됐다. 비록 선수는 높지 않지만, 새누리당 내 최다선 여성의원이자 수도권 의원으로 상징성도 갖춘 데다 보수혁신특위 부위원장 등 경험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 8일 비박계 당권 주자를 불러모은 자리에 나 의원을 부른 것도 이런 배경에 따른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나경원 의원도 고민이 없지는 않은 상황이다. 지난 전대 룰인 집단 지도체제(1인 2표제)에서는 여러 후보가 저마다 난립하는 상황 속에 1위가 당대표, 2위부터 최고위원을 하는 구도이기에 전당대회에서 여성을 구심점으로 기본 득표를 획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 전대에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1인 1표제)가 되면서 이런 유리함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현상은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구현된 바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전 최고위원은 "한 표는 남성 최고위원에게 주시고, 한 표는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저에게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여성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최고위원에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다.

    나아가 나 의원이 총선 전 당권 출마가 가능하다는 정치권에 관측에도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겠다"며 선거에 나선 바 있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나경원 의원으로서는 진다고 해도 정치적인 타격을 입을 상황이 아니므로 출마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박계 역시 단일화가 실제로 될지는 두고 봐야 하는 문제라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