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들먹이며 터무니없는 '수공' 주장
  • ▲ 평화의 댐.ⓒ뉴데일리DB
    ▲ 평화의 댐.ⓒ뉴데일리DB

    우리국민이 수공(水攻)으로 기억하는 것은 서기 612년 현재의 청천강인 살수에서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 장군의 주도아래 이루어낸 '살구대첩'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국정원이 일부 공중파 언론에 북한의 황강댐 위성사진을 제공하며 북한의 수공론을 부추기며, 고구려시대 이후 단 한번도 없었던 

    이에 언론들은 북한의 '수공'가능성을 앞다퉈 보도했다. KBS를 시작으로 종편, 케이블 방송은 '수공' 등 지나치게 안보 논리로 몰아가며 혹세무민에 앞장섰다. 여름 장마철에 늘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마치 큰 일인 것처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황은 사실로 나타났다. 6일 오전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방류했으나, 결국 아무영향도 없었다. 북한이 계속되는 폭우로 임진강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보인 것.

    언론들은 북한이 수공을 해주길 기다리며, 이날 새벽부터 우리측 군남댐에 몰려가 수위가 높아진다며 북쪽의 수공이 시작됐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

    댐의 저수량은 실제 방류가 가능한 '유효저수량'과 저수만 할 수있는 '무효저수량(사수량·死水量)'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전체 저수량중 방류할 수 없는 무효수량은 전체 저수량의 1/3 이상이다. 특히 댐이 높을 수록 무효저수량이 커지게 된다.

    이같은 점을 유추하면, 북한이 황강댐을 이용해 수공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댐 전체를 폭파시켜 일시에 전체 저수량을 방류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날 결과는 한반도에서 고구려 살수대첩이후 수공을 이용한 공격은 한번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동안 청와대를 비롯한 국정원 등 정부는 특정 언론을 이용해 5공시대나 통 할 법한 안보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황강댐 수공 보도는 사실상 북한에 유리하게 하는 이적(利敵)행동으로 황강댐의 전략적 가치를 심어준 꼴이 됐다. 

    하지만 북한이 과거 남북 간 합의를 어기고 사전 통보 없이 무단방류한 것은 문제가 된다. 무단 방류는 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09년 9월 황강댐 무단 방류로 임진강변에서 야영하던 6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남북은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남북 실무회담'을 열어 '황강댐 방류 전 사전 통보'에 합의했지만, 북한은 모두 3회 통보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