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역 입찰 시작호가 1억7,000만원…시청 측 "이미 공고, 무료는 불가"
  • ▲ 2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 '서울시 교육청'을 병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 뉴시스
    ▲ 2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 '서울시 교육청'을 병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 뉴시스


    서울 교육청이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 '서울시 교육청'을 병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문제는 역에 이름을 넣는 비용을 '무료'로 해달라고 졸랐다는 점이다.

    서울 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연간 1만 명에 달하는 민원인이 교육청에 방문하지만 위치를 몰라 불편을 겪고 있다"며 "서울시 교육청의 위치를 정확히 알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서울 교육청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초·중등교육의 대표성을 상징하는 기관이므로 시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역명 병기가 필요하다"며 "시청역, 11개에 이르는 구청역은 현재 무료로 역명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교육청을 역명에 무상으로 써줘야 한다"고 우겼다.

    하지만 교육청의 주장은 서울시가 밝힌 방침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일 서대문역을 비롯해 을지로입구역, 방배역, 역삼역, 홍제역, 압구정역, 충무로역, 명동역, 강동역, 청담역, 고속터미널역, 단대오거리역 등 12개 지하철역 이름을 유상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역명 입찰 공고에 따르면 해당 지하철역에서 반경 500m 내에 있는 공공기관·학교·병원·백화점 등의 기관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서대문역과 480m 떨어진 서울시 교육청 또한 위치 상으로는 입찰 요건을 충족한다.

    지하철역 판매 입찰은 1개 역에 1개 사업자를 뽑는 것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기관은 최고가를 불러야 지하철역에 기관 명을 붙일 수 있다. 참고로 서울시가 평가한 서대문역의 시작 호가는 1억7,000만 원이다. 그런데 서울 교육청은 "우리에게 무료로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육청의 특수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유상 판매 공고를 이미 냈기 때문에 무상이용은 불가능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공공 기관에서 역명 병기 표기를 요청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면서 "교육청도 규칙대로 입찰에 참여해야 역명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해 교육청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오는 22일까지 지하철 역명 판매 입찰 신청을 받아 26일 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낙찰자는 27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