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이 흘러도 계속되는 고통…천안함 생존용사들 "누가 나라 지키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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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엄마부대봉사단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를 열고 '천안함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안함 생존 장병 두명이 참석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엄마부대봉사단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를 열고 '천안함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안함 생존 장병 두명이 참석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지난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5분경,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기습공격을 받고 침몰한지 어느덧 6년이 흘렀다.

    천안함 승조원 104명 중, 46명의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었고, 58명의 생존 장병들이 아직까지 그날의 고통스런 기억과 우리 사회의 냉담한 반응속에 살아가고 있다.

    엄마부대 봉사단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천안함 희생장병과 생존장병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정부의 현실적 지원을 촉구하고자 '천안함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기자회견에는 천안함 생존 장병 두명이 참석했다. 생존 장병 전준영 씨는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준 엄마부대에게 감사의 표시로 큰 절을 올렸다.

    전 씨는 "나라를 지키다 북한의 공격으로 전우를 잃은 뒤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저희를 바라보는 사회의 많은 편견과 오해, 무관심이 우리들 생존장병을 더욱 힘들게 했다"고 털어놨다.

    전 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한 게 죄라면 죄인 저희들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진실을 은폐했다는 어떤 사람들의 의심과, 보상 많이 받아 잘 살고 있다는 선입견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 ▲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가 엄마부대봉사단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씨가 엄마부대봉사단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또 다른 생존자 김윤일 씨는 "지금까지 겁쟁이 패잔병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경계를 완수하지 못한 군인으로 남을 것 같다"며 "오늘 제가 (엄마부대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도) 제가 작은 용기를 냄으로써 천안함 참전자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지키는 수십만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오늘 기자회견 참석한 배경을 밝혔다.

    김 씨는 "국가로부터 큰 보상을 받지 않았느냐, 천암함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아직까지 받고 있다"며 "진실은 적의 기습공격을 받았고, 전우를 잃었고, 우리는 전투에서 생존했지만, 그에 따른 적절한 지원과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저희들은 (천안함 폭침 당시의) 후유증과 생존자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 속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먼저 간 전우들을 위해서라도 당당하게 살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 ▲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뉴데일리 DB
    ▲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뉴데일리 DB

     

    이들 두 장병은 "나라를 지키다 생존한 장병들의 고통에 우리 사회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외면한다면 어느 장병이 최전방에 가서 나라를 지키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명예를 드높여주는 것이 국민들의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적의 기습 공격에 용감하게 대처한 장병들을 제대로 대우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 시작이 '천안함 특별법 제정'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엄마부대 측은 천안함 전사자와 생존 장병들의 희생에 존경을 표하고 생존장병들에게 현실적인 지원을 위한 '천안함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며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