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vn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
    ▲ ⓒtvn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연출 김홍선.극본 류용재)가 첫회부터 빠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피리부는 사나이' 1회에서는 천재 협상가 주성찬(신하균 분)의 협상 과정과 그를 변화시킨 한 사건이 숨가쁘게 그려졌다.

    주성찬은 K그룹 서건일 회장(전국환 분)의 지시를 받고 필리핀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인질 납치극 사건에 투입됐다. 성찬은 "전쟁 나가는데 총알은 넉넉하게 주셔야죠, 그러지 마시고 FM으로 가시죠, 첫거래니까,일단 몸값은 맞춰주되"라며 인질들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줄것을 권했다.

    하지만 서회장은 "세간에다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만 심어주면 되는기라"라며 직원들의 생사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기업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주력했다. 필리핀에 도착한 성찬은 약속한 금액을 가져왔냐는 인질범의 말에 "약속한게 아니라 제시한 금액이다. 인질은 무사하냐"라고 말하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성찬이 건넨 가방을 본 인질범은 "대충봐도 1인분 밖에 안되는것 같은데"라며 금액에 불만족스러워하했고, 성찬은 "회사에서 지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이다. 그외의 다른 부분을 더 융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협상을 성사시키기위해 애썼다.

    결국 흥분한 범인은 성찬에게 총을 겨눴지만 그는 "당신은 나를 쏠 수 없다.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이다"라며 자신을 죽이면 최소한의 돈도 가져갈수 없을 것임을 내비치며 범인의 심리를 공략했다.

    그러나 이를 들은 범인이 더욱 흥분하며 인질을 쏘려하자,성찬은 "지금쏘면 거래는 끝입니다"라며 오히려 역으로 범인을 압박했다. 순간 총성 한발이 울렸고,결국 누군가 한명이 사망했음을 나타내며 특공대 위기협상팀의 등장으로 넘어갔다.

    위기협상팀 오정학 팀장(성동일 분)은 과거에 있었던 인질사건을 브리핑하던 도중 "살자,살아서 이 엿같은 세상 같이 견디고 버텨보자. 우리가 밥솥으로 밥을 하다보면 맛이 없을 수도 있다.그렇다고 밥솥을 터뜨리면 해결될까? 이 밥솥에 김을 빼주는거. 그게 우리가 할일이다"라며 협상에 있어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본래 특공대 출신이었던 여명하(조윤희 분)가 위기협상팀으로 가게 된 계기가 그려졌다. 여명하는 건물 옥상에서 인질극을 벌인 범인을 포위하는 모의 훈련에서 범인을 단숨에 제압했다.

    그러나 특공대 한지훈 팀장(조재윤 분)에게 더 빠르게 진압을 하지 못한 점을 지적받았고, 여명하는 "왠지 인질은 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만약에 인질범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여서 죽일 맘이 없었으면 어떡하냐"며 특공대 업무에 맞는 빠른 조치보다는 상황을 넓게 보는 판단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여명하는 "사실 내가 가고 싶은 팀은 따로 있다.잘 맞지 않는 것같다.위기협상팀에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를 본 오팀장은 "그 잘난 특공대를 놔두고 왜 우리팀에 들어오려고 하는지"라며 의아애했다.여명하는 "좀더 가치있고,주목받는 일을 하고싶다"라며 이유를 고백했다.

    한팀장은 "그딴 언변으로 무슨 협상을 하냐"고 다그쳤고, 오팀장은 "협상팀은 말을 잘하는것 보다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협상팀에 필요한 태도를 언급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다툼을 지켜보던 여명하는 "두분이 보기에 제 경험이 부족하다면 어디에서든 능력을 키우겠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꼭 협상팀에 지원하고 싶습니다"라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윤희는 이 장면에서 위기협상팀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간곡한 마음이 나타나는 여명하의 모습을 정확한 대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결국 여명하는 협상팀에 들어왔고,팀원들과 첫 대면식을 치렀다.

    위기협상팀 직원은 여명하에게 "들어오자마자 긴박한 인질극에라도 투입될줄 알았냐,사실은 협상 보고서 만들어야지 공문 요청 보내야지..."라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과 경찰청내에서 미약한 협상팀의 존재감을 밝혔다.

    성동일은 "보통 사건이 터지면 기동대를 먼저 보내지만,앞으로는 협상팀을 먼저 보내도록 만들수 있도록 화이팅해야지, 그 화이팅만 몇년째인질 모르지만..."이라며 씁쓸해했다. 그 순간 TV에서는 주성찬이 참여한 K그룹 피랍 직원 무사귀환 기자회견이 열렸다. 언론은 성공적으로 인질을 구출한 주성찬을 집중조명하며 영웅으로 추앙했다.

    주성찬은 '본인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인질극에 참여한 계기가 무엇이냐'고묻는 기자의 질문에 "회장님이 직원들의 생명을 살려야된다고 간곡히 부탁하셨다. 제 직업이 사람을 설득하는건데 서회장님한테는 늘 설득을 당한다"라고 여유있게 대답하며 회견장을 유쾌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그러나 윤희성(유준상)은 "협상 과정에서 결국 사망한 직원의 사유가 풍토병이라고 하셨는데, 협상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냐"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성찬은 "아이가 울고 때쓸때 달라는대로 선뜻 다주면 놈들은 더 많은 잠재적 인질을 노린다.너무 쉬운 비지니스가 된다. 나는 이것을 터프한 비지니스로 바꾼거다."라고 답했다. 윤희성은 "결국 한명의 목숨을 버린게 아니냐"라고 물으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주성찬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1명을 죽이고 4명을 살렸다. 왜 살리질 못했냐고 묻는다면 내가 신이 아니기때문이다.사망한 직원의 유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며 자신은 최선을 다했음을 전했다.

    윤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신 처리는 제대로 했냐"며 계속해서 성찬을 물고 늘어졌다. 이어서 희성은 성찬에게 "그 사과 진심입니까"라고 물으며 성찬을 도발했다. 성찬은 순간 뜨끔하는 눈빛을 지었지만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두 사람은 숨막히는 기싸움을 벌이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연출했다. 주성찬은 이후 인질극 당시 사망한 직원을 떠올리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음을 나타냈다. 주성찬은 사랑에 있어서도 철두철미하고 빈틈없는 모습으로 언제나 주도권을 가지고 오는 인물이었다.

    성찬은 결혼을 원하는 애인(김민서 분)의 프러포즈에 부담감을 보이며 성급히 자리를 피했다.  그 순간 성찬의 애인이 셰프로 있는 호텔식당에는 한 남자가 "제 얘기좀 들어주세요"라고 불안한목소리를 내뱉었다.

    이어서 그는 갑자기 돌변해 "내가 하는말 잘들으라고. 여기 다 날려버리기 전에"라며 자신의 몸에 설치한 폭탄을 보여줬다. 식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성찬은 재빨리 현장으로 다가갔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 성찬의 애인과 한 가족은 인질로 붙잡혔다.

    이후 협상팀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고,알 수 없는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성찬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범인에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내가 하는대로 하는게 훨씬 도움이될거다"라며 설득에 나섰다.

    범인은 "나는 이 안에 있는 다섯명중에 한명을 죽일거야.그럼 나머지 넷은 여기서 살아나갈수 있어. 5분 줄테니까 여기서 누굴 죽이면 좋을지 한번 골라봐"라고 말했다. 순간 모자를 벗고 얼굴을 나타낸 남자는 필리핀 인질극에서 사망한 K그룹 직원의 동생이었다.

    그는 "내가 그렇게 형을 살려달라고 할때는 모른척하더니.이제 와서 대화를 하자고? 나는 회사나 인질범보다 니가 더 역겨워"라며 성찬에게 분노했다. 당황한 성찬은 "저 사람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지않냐,돌아가신 형님도 이러는걸 원치 않을거다"라고 말했고, 범인은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라며 알 수 없는 심경을 전했다.

    성찬은 애인을 앞에 두고도 "아이를 살리겠다. 당신도 아이가 죽는건 원하지 않을 것 아니냐,대신 방법을 바꿔보자,10분에 한명씩 살릴 사람을 정하자.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된다"라고 말하며 기지를 발휘했다.

    범인은 "역시 최고 협상가답네, 그런머리를 우리가 잡혔을때 썼어야지"라며 성찬을 비꼬았다. 성찬은 결국 처음에 말한대로 아이를 데리고 나왔고, 그 순간 위기협상팀이 현장에 도착했다.

    성찬은 애인을 살려야된다는 마음에 이성을 잃었다. 오팀장은 "아무리 뛰어난 심장외과의라도 자기가족 수술은 못한다"라며 현장에 들어가려는 성찬을 진정시켰다. 계속해서 오지 않는 성찬에게 불만을 품은 범인은 애인에게 전화를 할것을 지시했다.

    성찬의 애인은 "한명만 남아야된다면 내가 남겠다. 이사람들 다 내보내달라"라고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여명하는 현장에 들어가는 오팀장에게 "조심하세요 삼촌"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조윤희는 실제로 삼촌이지만 직장내에서는 상사로 대할 수 밖에 없는 오팀장에 대한 애틋하고 걱정되는 마음을 깊은 표정연기로 선보였다.

    성찬은 애인이 혼자 남겠다는 소식을 들은 후 결국 이성의 끈을 놓고,현장으로 달려가려 했지만 여명하는 성찬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여명하는 성찬에게 수갑을 채우며 "지금 주성찬씨가 나서는건 도움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투입된 오팀장은 범인에게 "성찬에게 드는 감정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당신의 동료와 가족들을 살려낸 은인인데 뭣땜에 그러느냐"며 협상을 시도했다. 그말을 들은 범인은 "은인?"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오팀장은 계속해서 "필리핀 사건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 듣고 싶다"라며 인질범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다.

    인질범은 "다들 그새끼 영웅 취급할때, 우리 형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우리 형 주변에서 먼저 귀국하라고 했을때도 남은 사람들 일 많아진다며 끝까지 남아서 일한 사람이다" 라고 말하며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싸늘하게 잊혀져가는 형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그로 인해 인질극을 벌이게됐음을 고백했다.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안절부절하던 성찬은 의문의 사나이에게 전화 한통을 받았다. 그는 성찬에게 "사람 목숨 숫자로 매기는건 여전하네,넌 끝까지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겠지.덕분에 니 여자가 혼자 남아서 죽기 일보직전이야"라고 말했다.

    의문의 사나이는 "앞으로 1분주겠다. 너의 잘못을 사과해"라며 성찬을 압박햇다. 성찬은 바리케이트가 쳐진 현장에 나타나 "1분만,30초만 시간을 달라"며 애원했다. 취재를 나온 윤희성을 본 성찬은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 엄청난 특종이 될테니까 잘 찍어라"라고 말했다.

    성찬은 "그때 사건에 대해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게 있다. 저는 영웅이 아니다.사기꾼에 가깝다. 애초에 그룹에서는 인질범이 제시한 몸값 500만불중 100만불만 제안했다. 서회장은 '그돈으로 몇명을 구하든 상관없다. 회사가 최선을 다했다는 인상만 심어주면된다'고 했다"라며 협상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고백했다.

    이어 "그돈으로 제가 구할수 있다고 판단한 최대인원은 4명이었습니다.단 전제조건은 적은 몸값에 분노한 범인이 인질 한명을 죽이는것, 내가 놈들과의 협상을 성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대신 협상금액은 철저히 비밀로 하고 사망자는 협상과정에서 사살된게 아니라 풍토병으로 사망한걸로 정리했다"며 진실을 밝혔다.

    성찬은 "하지만 다시 현장에 가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애초에 회장을 먼저 설득했야했다. 직원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한명 한명이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라고..."라며 자신에게 책임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사나이는 "변명은 잘들었다. 근데 아무데서도 내보내지를 않네"라고 했다. 여명하는 "주성찬씨,지금 누구랑 통화하는거냐"라며 어리둥절해했고,성찬은 갑자기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는 전화에 핏줄을 내세우며 감정을 폭발시켰다.

    범인은 "이 나쁜놈은 끝까지 전화를 안받네"라고 했고,결국 결단을 내리기로 마음먹었다. 오팀장은 끝까지 범인을 설득하려했지만 범인은 "너도 결국 똑같애. 이 나쁜놈들아"라며 결국 폭탄을 터뜨리고 말았다.

    폭발음을 들은 여명하는 소스라치며 달려가 죽은 오팀장을 보고 오열했다. 조윤희는 설움이 복받치는 절정의 연기력으로 발군의 존재감을 뽐냈다.

    죽은 애인의 앞에서 망연자실한 성찬의 귓가에 "넌 아직 니 잘못을 몰라"라는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고, 성찬은 "너 누구야!"라고 분노섞인 목소리를 내질렀다. 순간 조용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소름이 돋는 피리소리가 들리며 사건에 배후의 존재가 있음을 암시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협상극이라는 소재에 맞춰 인질극 현장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내며 믿고보는 tvn  드라마의 힘을 입증했다. 방대한 스케일 속에서 나오는 영화같은 연출과 짜임새있는 스토리라인,신하균,유준상,조윤희의 깊이있는 연기가 뒷받침되며 시청자들로부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극적인 재미를 선사했다.

    한편, '피리부는 사나이'는 위기의 상황에도 끝까지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위기협상팀'의 활약과 시대가 낳은 괴물 '피리부는 사나이'의 대립을 그린 일촉즉발 협상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