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 통합" 주장...옛 통진당은 '총선 출마' 채비
  •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뉴데일리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뉴데일리

     
    4.13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묻지마 연대'식 야합이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 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다.

    야권 갈등의 불씨와 필리버스터 실패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고 선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적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실제 선거에서 묻지마 연대의 구태 정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야권에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고 제의한다"며 "이기심에 집착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야권승리를 가져오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국민의당은 김 대표의 야권 통합 주장에 거부입장을 밝혔다. 야권 연대 현실화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판세가 야권에 상당히 불리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야권연대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종북(從北)정당 논란을 빚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구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 체제가 독자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며 이전의 당 이미지와는 차별화된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각 지역별 후보들이 선거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묻지마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 ▲ 지난 2012년 4월 7일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지하철 단대오거리역 인근 거리에서 19대 총선 경기 성남중원구 김미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유세장을 방문해 김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DB
    ▲ 지난 2012년 4월 7일 당시 한명숙 민주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지하철 단대오거리역 인근 거리에서 19대 총선 경기 성남중원구 김미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유세장을 방문해 김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DB

    그동안 야권은 항상 선거를 코 앞에 앞두고 이합집산(離合集散) 행태를 반복해왔다. 2011년 민주당은 시민통합당·한국노총 등과 손잡고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을 만들었고,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했다. 정당정치의 기본을 무시한 채 의석 나눠먹기식 선거용 꼼수로 '국민 기만'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2012년 3월 총선을 앞두고 통진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통진당 후보만 전략지역 16곳에 출마하는 야권연대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종북 논란의 인사들이 대거 국회로 입성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당시 이 야권연대가 북한의 지령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2014년 12월 북한 지령문을 공개하면서 "통합진보당의 합당 및 야권연대가 북한의 지령에 따라 이뤄졌다"며 "실제로 모든 것이 북한의 각본대로 거의 그대로 진행됐다. 정말 경악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다수의 통진당 출신 인사들은 4.13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옛 통진당의 이상규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고, 김미희 전 의원은 성남 중원에, 김재연 전 의원 의정부을, 홍성규 전 대변인은 화성갑 등에 출마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결국 총선 때마다 나오는 망령이 다시 이번 20대 총선에서 또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지난 총선 때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와 한명숙 대표가 야권통합을 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필리버스터에 나와서 소위 말하는 운동권식 논리를 가지고 좌파 시민단체의 논리를 그대로 얘기하고 있는 이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야권의 현주소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