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주영 작가
    ▲ ⓒ 신주영 작가
    박병호와 테임즈의 MVP 경쟁 만큼이나 구자욱과 김하성의 쫓고 쫓기는 신인왕 경쟁 또한 불을 뿜고 있다.

    31일 현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는 삼성과 NC의 1위 싸움, 두산과 넥센의 3위 싸움,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 5위를 둘러싼 나머지 팀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팀 성적 만큼이나 개인 타이틀에 대한 선수들의 희망가도 널리 울려퍼지고 있다. 특히 선수생활 동안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은 누구나 탐내는 타이틀이다.

    올 시즌 신인왕에는 삼성의 구자욱과 넥센의 김하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구자욱은 0.348(5위)의 높은 타율에 11개의 홈런과 17개의 도루로 삼성의 1번타자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데뷔 시즌 최다기록인 23경기 연속 안타 기록은 올 시즌 구자욱의 변함 없는 활약을 인증하는 기록이다.

    반면 김하성의 경우 타율은 0.299로 높지 않지만 17개의 홈런과 16개의 도루로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시즌 초반 넥센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은 3할대를 훌쩍 넘는 타율에 일찌감치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신인왕 영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반해 구자욱은 1루와 외야를 오가며 선배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구자욱의 진가는 빛을 발했다. 나바로, 박해민 등 어느 누구도 성에 차지 않던 삼성의 1번타자 자리를 꿰찬 후 23경기 연속 안타를 질주하며 타율을 3할5푼대까지 끌어올렸다.

    구자욱과 김하성의 신인왕 경쟁은 마치 지난 1993년 양준혁과 이종범이 펼쳤던 신인왕 경쟁을 연상케 한다.

    양준혁은 1993년 타율 1위(0.341), 출루율 1위(0.436), 장타율 1위(0.598)에 오르며 이종범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23개의 홈런과 90타점은 역대 최고의 신인왕으로 부르는 데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이종범 역시 다른 해였더라면 충분히 신인왕에 오를 수 있는 성적이었다. 타율은 0.280으로 다소 낮았지만 16개의 홈런에 7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당시 해태의 공격 선봉에 섰다. 유격수 골든글러브 역시 이종범의 몫이었다.

    과연 구자욱이 1993년 신인왕 양준혁을 뛰어 넘어 최고의 신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아니면 김하성이 1993년 이종범이 이루지 못했던 신인왕의 꿈을 움켜쥘 수 있을지 2015년 프로야구의 신인왕 경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