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원선 철도복원 공사의 문제점

    북한은 한국에서 주는 무상물자 확보가 목적이지 열차운행에는 관심 없어…
    이들은 우리 돈으로 남침기동용 철로와 도로를 건설하자는 음모일 가능성이 높다.

    김성만(코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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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5일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역(驛)에서 ‘경원선 남측 구간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에는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 홍용표 통일부장관,
    한민구 국방부장관,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미·중·일·러 등 외교사절과 실향민을 포함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은 우리의 진정성을 믿고 용기 있게 남북 화합의 길에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남북은 하루속히 손을 맞잡고 한반도의 끊어진 대동맥을 잇는 평화통일의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경원선이 복원되면 여수와 부산에서 출발한 우리 기차가 서울을 거쳐 철원과 원산, 나진과 하산을 지나 시베리아와 유럽을 연결하게 된다”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진군을 알리는 힘찬 기적 소리가 한반도와 대륙에 울려 퍼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미국의 신실크로드 구상과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연계시키는 창의적인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  이날 기공식은 2017년까지 경원선 백마고지역~월정리역 간 구간의 단선철도를 복원하는 사업의 시작을 기념하는 자리다. 경원선은 1914년 8월 개통된 이래 용산~원산간 223.7km를 운행했으나 1945년 남북분단으로 단절됐고 6·25전쟁으로 남북 접경구간이 파괴됐다. 정부는 2012년 11월 경원선 신탄리∼백마고지역(5.6km) 구간을 먼저 복원했다. 경원선은 수도권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잇는 최단거리 노선이다.

     이번 복원공사는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1단계로 백마고지역~월정리역(9.3km) 구간이 복원된다. 2단계로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월정리역~군사분계선(2.4km) 구간과 북한 측 구간(14.8km)은 남북 합의 후 복원이 추진된다. 1단계 구간은 설계·시행 병행방식으로 추진돼 10월 이후 실질적인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1·2단계 총 건설사업비 1508억 원은 전액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된다. 경원선 북한구간은 남북협의가 이뤄지면 남측에서 자재와 장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복원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 북부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돼 DMZ 생태·안보관광 및 인적·물적 왕래 활성화로 관광산업 발전 등 접경지역의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기공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역점사업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2011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외교잡지(Foreign Affairs, 2011년 9월·10월호)에 기고한 글(A New Kind of Korea,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에서 한반도 종단철도(TKR) 건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한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군사주의와 핵개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신뢰는 상호 이득을 통해 점진적으로 구축되는 법이다. 예를 들어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 투명한 인도주의적 지원, 그리고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새로운 기회의 창출 등이 좋은 수단이 된다. 지난 2002년, 나는 평양에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는 한국전쟁 이후 단절된 한반도 종단철도를 다시 연결하고 이를 시베리아 횡단철도 및 중국 횡단철도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만일 철도가 연결되면 이는 남북한 공동 발전과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횡단철도가 중국의 동북 3성 및 러시아 극동지방으로 연결된다면 이들 지역의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이고, 한반도를 역내 무역의 중심기지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 이후 조성된 긴장으로 인해 추가적 논의는 미뤄지고 있지만, 만약 북핵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는 경우 남·북한간의 신뢰안보 구축을 위한 수단으로서 철도연결 프로젝트 논의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의 연결은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2단계 사업은 신중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순수 우리 돈(6100억 원)으로 2006년 건설이 완료된 경의선(27km)과 동해선(26km)에 대한 단거리 운행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7년 5월 17일 첫 운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은 각종 트집을 잡아 운행을 중단시켰다. 이런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김대중-김정일)에서 합의된 사업이 이렇게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부가 통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안한다고 하는데 정작 사정은 따로 있다. 북한은 한국에서 주는 무상물자 확보에 목적이 있지 열차운행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은 우리 돈으로 남침기동용 철로와 도로를 건설하자는 음모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똑같은 정책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 내 철로공사는 우리 국력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주적(主敵)의 전쟁수행능력만 키워주는 이적행위(利敵行爲)가 될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