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력하지 않아도 생기는 것...알고보니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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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 (구글 이미지)이미지
    남과 북은 반세기 넘는 분단으로 인해 서로 다른 문화속에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정착 초기 탈북민들은 남한사람들의 평범한 행동에도 놀라움과 의혹을 가지게 된다. 단편적인 실례로 남자의 복근공개다.

    남한에는 운동으로 단련된 남성에 대한 여성들의 호감도가 높다.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복근은 젊은 여성들의 인기다. 남한에는 공연장이나 TV속 출연자가 옷을 들어 복근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터지는 여성들의 환호는 그야말로 열광에 가깝다.

    남한 정착 탈북여성에게 이런 모습은 이해할 수 없는 커다란 충격을 준다. 탈북민 장연란(30세)씨는 "공원에서 젊은 가수들이 출연하는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빠른 음악에 맞춰 날씬한 남자 배우들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그런데 갑자기 관중들이 출연자의 이름을 합창으로 부르는 것이다. 속으로 유명한 배우니까 응원하는 의미로 그런다고만 생각했다. 출연자는 쑥스러운 얼굴로 관중을 바라보더니 옷 한쪽을 살며시 들어 복근을 내보였다. 순간 '오빠'하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젊은 여성들이 숨이 넘어가게 환성을 질렀다."고 증언했다.

    "솔직히 그때는 남자의 복근을 보고 환호하는 여성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공연이 끝났는데도 복근에 대한 여운이 남았는지 좀처럼 흩어지지 않는 여성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다 있는 복근을 가지고 남한은 유난이 티를 낸다고 나름 생각했다. 북한남자들은 일할 때 대부분이 웃통을 벗고 일한다. 그러다 보니 복근이 새겨진 남자의 모습에 대한 신빙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김명일 씨는 "남한 정착 후 차 수리 회사에서 일했다. 하루는 작업복을 갈아입으려고 옷을 벗는데, 옆에 있던 회사동료가 갑자기 내 어깨를 두드리며 감탄했다. ‘와 복근 장난 아니네' 고 연신 감탄했다."고 증언했다.

    "남자라면 당연히 생기는거 아니랴고 되물었다. 동료는 부러움에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운동으로 단련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복근을 가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에 살 당시 몸매관리를 위해 운동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직장에 출근해서 하는 일이란 보수 없는 노력동원뿐이다. 자재가 없다 보니 일감도 없고 월급과 배급도 끊긴 지 오래다. 하지만 정권은 무조건 직장으로 출근하도록 강한 제도를 세웠다. 결국, 주민들은 정권의 노력동원에 강제로 나가야 한다. 봄이면 모내기, 여름이면 김매기, 가을이면 철길보수, 발전소건설장 등 기계장비도 없이 순전히 인력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팔뚝이나 배에는 근육과 복근이 자연스레 형성된다."고 부연했다.

    김 씨는 "복근을 만들려고 일부러 운동하는 남한사람들을 보니 무거운 등짐을 쥐고 공사장에서 휘청거리며 일할 친구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상 남자의 표징을 부각하기 위해 복근을 만드는 남한, 언제면 북한남자들도 노동으로 단련된 복근을 뽐내며 살 수 있을지, 늘 바람으로만 기대해보는 현실이 마음아프다."고 말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