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선 첫 시험대… 내년 총선 앞두고 호남에 '신당 바람' 불지 관심 집중
  • ▲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지난 19일 저녁 새정치민주연합 정대철 상임고문 등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신당 창당 여부와 관련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지난 19일 저녁 새정치민주연합 정대철 상임고문 등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신당 창당 여부와 관련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52.4%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돼 호남에서의 '친노 청산' 바람을 불러일으킨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친노패권주의 세력이 통합보다는 배제의 길을 걸으면서 故정일형 박사 등으로부터 이어지는 구 민주당 정통 세력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고, 혁신위원회도 친노·운동권 일색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9월 무렵에는 신당이 윤곽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천정배 의원은 19일 저녁 서울시내 유명 면옥(麵屋)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정대철 상임고문, 문학진 전 의원 등과 함께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정대철 고문이 그간 주장해 온 중도개혁신당 창당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천정배 의원도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구상을 내비친 바 있다. 야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천정배 의원이 신당 창당에 대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신당으로 시작할 것인지, 전국 규모의 중도개혁신당이 돼야 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호남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호남 자민련'이라고 해도 어떠냐는 목소리도 높다"며,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자민련을 만들어 총리와 각료 대여섯 자리 등 지분을 챙긴 것처럼, 호남도 영남 후보에 표만 몰아줄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몫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대철 상임고문은 줄곧 서울 중구에서 정치를 한데다 아들인 정호준 의원도 현재 지역구가 서울 중구이며, 문학진 전 의원도 수도권 출신으로 지역구가 경기도 하남이었다는 점에서, 신당의 이미지가 '호남 자민련'으로 결론이 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향후 상당 기간 의견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점에서 이런 사정을 종합한다면, 야권의 새로운 신당은 10월 재보선 전까지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10월28일로 예정된 재·보궐선거가 호남 신당 창당과 관련돼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하급심에서 당선무효형 이상을 선고 받은 이 지역 자치단체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정가에서는 10월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자치단체로 광주 동구, 전남 무안군·장성군·장흥군, 전북 익산시 등을 꼽고 있다.

    내년 4·13 총선을 앞두고 사전에 호남 지역에서 '신당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10·28 재보선에 후보를 내고 당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후보자 공천과 선거 운동 등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9월까지는 신당의 깃발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당이 창당될 경우 합류 후보군으로 손꼽히는 호남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사정도 '9월 신당 창당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천정배 의원과 행보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직 의원은 "박주선 의원과도 신당을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의원은 4·29 재보선 이후 일관되게 문재인 대표 사퇴와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부르짖으며,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선 의원 측 관계자는 "탈당 의사는 없다"면서도, "혁신은 (선거를) 이기기 위한 혁신이 돼야 하는데, 그런 혁신을 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해지면…"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박주선 의원은 곧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릴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 및 진행을 진두지휘할 예정이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정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빠르면 정기국회 개회 직전인 8월 말, 늦으면 국정감사 시작 직전 등이 (신당 창당 시기로) 유력해 보인다"며, "여름 휴가철에 물밑 접촉이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