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유익한 시점에 북한 방문해 관계 개선 돕고 싶다"
  • ▲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조선일보 주최 '2015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UN사무총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각국 내빈들이 참석했다. ⓒ조선일보 DB
    ▲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조선일보 주최 '2015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UN사무총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각국 내빈들이 참석했다. ⓒ조선일보 DB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열쇠"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개막식 기조 연설에서 "북한도 도발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 우리와 국제사회가 내미는 손을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아시아가 평화와 번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북한만 고립 단절돼 핵(核) 위협으로 군사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한 아시아의 안정적 발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는 자유와 개방으로 성장과 발전의 길에 나서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분단된 한반도의 북쪽에 있는 북한만은 고립과 단절의 길을 가고 있다. 우리 신체의 어느 한 곳이라도 제대로 피가 공급되지 못하면, 그 고통이 우리 몸 전체를 지배하게 되듯이 아시아 지역이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북한이 핵위협과 도발, 고립으로 성장의 혈맥을 가로막고 있는 한 진정한 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최근에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고, 내부의 측근 인사들조차 연달아 숙청하는 공포정치로 국제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 저는 이러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일관된 원칙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교류․협력을 통해 정상적인 발전의 길을 걷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첫 걸음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 주민들의 화해와 협력의 작은 성취들이 한반도 통일을 이루는 중요한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는 작년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남북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인프라 구축,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한 구상을 밝혔다. 이후 환경과 문화, 스포츠 등 남북 간의 실질적인 협력의 통로를 열어갈 것을 제안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직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지만,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민간교류와 인도적 민생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북한에 지속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한편, 금년 내에 남한 이산가족 1만 6천여명의 영상편지 제작을 마무리하고, 앞으로의 상봉과 사후 혈연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유전자 검사 사업도 조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 국내외 민간단체와 힘을 모아서 북한의 산모와 영유아를 위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북한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에도 착수하는 등 인도적 지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다. 북한도 도발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우리와 국제사회가 내미는 손을 잡아주기를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과 나란히 행사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유익한 시점에 북한을 방문해 관계 개선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인도적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문제와 정치적 사안을 구분하는 것이고 이런 점을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연설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발육장애를 겪고 있는 아동들이 많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중-일 3자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도 촉구했다. 반기문 총장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선 한-중-일 3개국이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일본에 대해선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한반도는 세계에서 많은 위험이 도사린 곳 중 하나이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도 군비 경쟁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