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표연설 나서 "서민경제 파탄-국민분열 연속..국민 배신당한 2년" 맹비난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파격적인 연설이 A+이었다면, 경제를 주제로 정부 비난에 치중한 문재인 대표의 연설은 후하게 줘도 C+정도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한 새누리당 당직자의 평이다. 문재인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비해 참신한 내용도 없이 오로지 정부 비난에 열을 올렸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9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사회대통합을 약속했다. 하지만 서민경제 파탄과 국민 분열의 연속이었고, 국민입장에서는 배신당한 2년이었다"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문 대표는 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99회, '
    소득' 56회, '성장' 43회를 사용, 연설의 대부분을 '경제 문제'에 집중 할애하면서 정부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새누리당이 경제를 더 잘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장에 무능하다거나 성장을 소홀히 한다는 편견도 깨졌다"고 주장했다. 

    전세계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으로서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는커녕
    오로지 비난만을 위한 비난을 외치는 듯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경제성장이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정부, 그리고 박근혜 정부보다 월등 좋았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잘되면 내덕이고 안되면 남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책임회피 모습을 보인 것이다. 

    친노 좌장(親盧·친 노무현)인 문재인 대표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을 5번이나 언급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 언급은 한 번에 그쳤다.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DJ계와 갈등이 불거져 위기에 빠지자, 일단 이들을 달래 선거지원을 받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적게 내야 한다고 김대중은 말했다"면서 특권경제를 끝내겠다고 했다. 

    느닷없는 이 주장(특권경제 끝내자)을 놓고 정치권에선 구태정치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표의 주장은 아직도 우리사회가 특권층과 비특권층 두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걸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변형된 계급투쟁론이다. 경제가 투쟁으로 성장한 사례는 전세계, 전역사에서 전무한데, 문 대표의 경제사회관이 우려스런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안보정당 행보를 선이는 문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
    이명박, 박근혜 정부 7년 동안 우리의 국방과 안보는 참담한 수준으로 무너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NLL 포기 논란'-대화록 삭제 파문 등을 고려할 때,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표가 할 소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문 대표는 또 천안함 폭침이란 발언을 하면서 '북한'이란 폭침 주체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새누리당 정부는 평화에도 실패했고 안보에도 무능했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아까운 장병들과 국민들의 생명이 희생됐고 온 국민이 전쟁의 불안에 떨었다"며 역시 정부만을 비판할 뿐이었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문 대표의 연설에 대해 "경제, 안보 모두 정부 탓이라는 주장만 있을 뿐 진정성 있는 반성이나 실효성 있는 대안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전날 유승민 원내대표의 파격적인 연설 때문인지, 문 대표의 연설이 초라해보였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