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사이버 부대 창설, 육해공군에 사이버軍까지 4군 체제 완성하기로
  • ▲ 시가전 훈련 중인 벨기에 육군. 벨기에 군은 그 수는 적지만 NATO 회원국 가운데서 손꼽히는 전력이다. ⓒ벨기에 에그몽 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 시가전 훈련 중인 벨기에 육군. 벨기에 군은 그 수는 적지만 NATO 회원국 가운데서 손꼽히는 전력이다. ⓒ벨기에 에그몽 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다이아몬드 거래의 중심지, 명품 초콜릿으로 유명한 작은 나라 벨기에. 한국의 3분의 1 크기인 3만 500㎢ 영토에 인구 1,120만 명이 살고 있다. 벨기에의 총 병력 수는 4만 1,000여 명 남짓. 이런 ‘소국(小國)’ 벨기에가 돌연 대규모 사이버 전문부대를 창설하기로 했다.

    벨기에 공영방송 ‘VRT’는 지난 8일(현지시간) “벨기에 국방부가 점증하는 사이버 테러 위협에 대응하고 사이버 전쟁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 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벨기에 국방부는 인터넷, DB 보호 및 유통 등에서 외부 공격을 막고, 반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이버 전문부대를 2019년까지 창설, 기존의 육해공군과 함께 ‘4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벨기에의 사이버 전문부대 창설은 ‘전력강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벨기에 국방부는 사이버 전담부대 창설 외에도 군 정보기관(GISS, 네델란드어로 ADIV)의 역할을 확대, 강화하고, 군의 첩보수집 및 감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도 세워놓은 상태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벨기에 국방부의 ‘전력강화 계획’ 추진에 현지 군사전문가들은 “사이버 전문부대 창설이 새로운 전투함이나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갈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연병장에서 바라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80만 9,000㎡  부지 위에 있다. 현재는 신청사를 건설 중이다. ⓒNATO 홈페이지 캡쳐
    ▲ 연병장에서 바라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80만 9,000㎡ 부지 위에 있다. 현재는 신청사를 건설 중이다. ⓒNATO 홈페이지 캡쳐

    한편 전체 군사력이 4만 1,000여 명에 불과한 벨기에가 갑자기 사이버 전문부대를 창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안보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벨기에 브뤼셀에 사령부를 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벨기에의 사이버 전문부대 창설은 러시아 해커들로부터 NATO 사령부와 주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사이버전 부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14년 10월 무렵 미국에서 일어난 일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중국이나 북한보다 러시아 사이버전 부대의 능력이 더 우수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美CNN은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해커들이 2014년 백악관 등을 해킹하려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2014년 10월, 백악관에서 정전이 일어나고, 국무부 서버에 외부 공격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러시아 쪽 해커의 소행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美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가졌고,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美정부에 따르면, 2014년 10월 백악관 정전 당시 美국무부 이메일 시스템이 장악당했고, 이어진 피싱 공격으로 백악관 직원들의 시스템이 악성코드에 감염됐다고 한다. 그 결과 기밀은 무사했지만 대통령의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 일일 일정, 통화기록 등이 유출됐다고 한다.

    美백악관과 국무부까지 뚫을 정도의 능력이라면, 이는 중국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사이버 전쟁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수준의 러시아 사이버 전문부대가 벨기에에 있는 NATO 사령부와 핵심시설들을 노린다면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벨기에 정부도 사이버 전문부대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