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장, 몸을 아끼지 않은 헌신적인 행동‥솔선수범
  • ▲ 수류탄 투척훈련 모습.ⓒ육군
    ▲ 수류탄 투척훈련 모습.ⓒ육군

    훈련병이 실수로 수류탄을 놓친 절체절명의 순간에, 소대장이 몸을 아끼지 않은 헌신적인 행동으로 훈련병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달23일 오후 1시 45분경, 육군훈련소 수류탄 교장. 전날 연습용 수류탄으로 충분한 실습을 마치고 합격한 송 모 훈련병이 실제 수류탄 투척훈련을 위해 호 안에 들어섰다.

    투척호는 가운데에 높이 60cm의 ‘분리벽’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호로 나뉘어져 훈련병과 소대장이 각각 들어가 훈련한다.

    수류탄 투척 훈련은 신병교육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훈련이다. 연대장이 직접 현장에서 훈련을 통제하며 경험 많은 소대장이 훈련병과 함께 투척호에 들어가 일 대 일로 훈련을 진행한다.

    이날 송 훈련병 곁에서 투척훈련을 지도한 소대장은 특전부사관 출신으로 육군훈련소에서 6년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김현수 상사(32)였다.

    송 훈련병은 호 안에서 소대장에게 건네받은 수류탄을 조심스럽게 손에 쥐었다. 드디어 수류탄 투척의 순간, 안전핀을 제거하고 “던져!”라는 통제구령에 따라 수류탄을 힘껏 앞으로 던진 뒤 전방을 주시했다. 그러나 송 훈련병이 앞으로 던졌다고 생각한 수류탄은 김 상사가 서 있는 호에 떨어졌다.

  • ▲ 사고당시 재현 모습.ⓒ육군
    ▲ 사고당시 재현 모습.ⓒ육군

    안전핀이 제거된 수류탄이 폭발하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4~5초. 생사가 갈리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김 상사는 당장 자신에게 닥친 위험 속에서도 송 훈련병을 지키기 위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실수로 수류탄을 놓친 줄도 모르고 송 훈련병은 전방만을 바라보고 서 있는 상황이었다.

    김 상사는 “호 안에 수류탄!”을 힘껏 외치는 동시에 투척호의 분리벽을 뛰어넘어 송 훈련병이 있는 곳으로 넘어갔다.  키 180cm, 몸무게 75kg의 건장한 체격에 방탄조끼까지 입고 있는 송 훈련병을 순식간에 호 밖으로 끌어내 쓰러뜨린 후 자신의 몸으로 감싸 안았다. 1초도 안 돼 투척호 안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이 났다.

    두 사람은 모두 무사했다.

    송 훈련병은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새 벌어졌다”며, “수류탄 폭발 직전의 위험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저의 안전을 먼저 챙겨주신 소대장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위기의 순간에 나타난 김 상사의 반사적인 행동은 평소 “호 안에 수류탄!”과 “호 밖에 수류탄!” 상황에 대한 충분한 반복숙달 훈련과 자신보다는 훈련병을 먼저 생각하는 부하사랑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 훈련병의 수류탄 투척훈련 지도를 위해 방탄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는 육군훈련소 소대장 김현수 상사 .ⓒ육군
    ▲ 훈련병의 수류탄 투척훈련 지도를 위해 방탄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는 육군훈련소 소대장 김현수 상사 .ⓒ육군

    지난해 7월에도 김 상사는 당직사관으로 근무 중에 의식을 잃은 훈련병을 신속하게 응급조치하고 200여 미터 떨어진 의무대까지 들쳐 업고 뛰어가 위기를 넘긴 공로로 연대장 표창을 받았다.

    30일, 육군훈련소장은 헌신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으로 훈련병을 구한 김 상사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이날 표창을 받은 김 상사는 “단지 평소 훈련한 대로 조치했을 뿐”이라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훈련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소대장인 나의 기본책무”라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