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강화위한공동투쟁본부, 19일 野 지도부와 면담
  •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열린 공투본과의 정책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밝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열린 공투본과의 정책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밝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처음부터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시작한다면 사회적 협의체가 굳이 필요할까.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나면서 보여준 대조적인 모습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공투본 대표단은 19일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시작부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공투본 대표단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공투본 대표단도 밝은 표정으로 허리까지 굽혔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과는 "아이고, 국회 토론회 때 뵙고 또 뵙는다"며 안부 인사까지 주고받았다.

    모두발언에서도 '칭찬 릴레이' 같은 모습은 계속됐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해당사자인 공무원을 배제한 채 무슨 군사작전하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개혁에는 반대"라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공무원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편을 들었다.

    이에 김명환 한국노총 공무원연금대책위원장은 "민주당, 아니 새정련(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공무원 가족까지 800만 명인데 이러한 공무원 가족들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곳은 정치권 밖에 없다"고 은근히 선거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로 이미 한 편인 것처럼 전략·전술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기도 했다.

    강기정 공적연금 발전TF단장은 "사회적 협의체가 만들어질 경우 공투본도 연금 개혁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을 해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드린다"며 "동참 선언은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와 동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안양옥 교총 회장은 "새누리당의 끝장토론이라는 방식이 무산된 이후, 민주당이 공당으로서 정말로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새정치연합을 추어올린 뒤 "강기정 위원장님의 제안(연금 개혁 동참 선언)은 바람직하고 우리가 말하는 것보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아이디어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 ▲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와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가 19일 정책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와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가 19일 정책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런 모습은 지난 7일 공투본이 새누리당을 만났을 때와의 태도와는 마치 다른 사람인 것 같아 의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투본은 7일 새누리당과의 끝장토론에서 입장하자마자 악수조차 거절해 냉랭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후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모두발언을 도중에 끊고 △연내처리 의사 철회 △새누리당 개정안 발의 철회 △사회적 협의체 구성 등 일방적인 요구를 쏟아냈다.

    이러한 일방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투본은 "이 자리에서 지금 그 대화를 못하면 우리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며 30분 만에 전원 퇴장해 끝장토론을 파행시킨 바 있다.

    이후 공투본은 '김무성 대표의 성의 없고,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행태에 분노한다'는 내용의 미리 준비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끝장토론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파행을 작심했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새정치연합과 공투본은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새누리당에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투본의 이중잣대를 보면서 과연 사회적 협의체 구성이 필요한지 오히려 회의감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7일 끝장토론 파행 직후 "사회적 협의체라는 것은 쌍방향 기구인데, 오늘처럼 일방적으로 하는 걸 보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는 말이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협의체는 테이블에 참석한 사람들이 편견 없이 다른 참가자들을 존중하고 경청할 자세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대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이미 '네 편, 내 편'으로 편을 갈라놓고 파행 여부를 작심하는 공투본의 모습을 보면, 사회적 협의체가 구성된들 진정한 의미의 협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