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단골 질문] 5.16에 세월호까지 추가! 후보자 자질 검증은 안중에 없어
  • ▲ 국회 교문위에서 인사청문회를 받고 있는 김종덕 문체부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
    ▲ 국회 교문위에서 인사청문회를 받고 있는 김종덕 문체부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진행됐다.

    김종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체부장관 후보자(이상 자진 사퇴)와 황우여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교문위에서 네 번째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다. 교문위원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김종덕 장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적의 성장을 해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도 "세계사를 살펴봐도 강한 국가는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문화 융성이라는 국정기조 아래에서 생활 속의 문화 융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볼거리·즐길거리·느낄거리가 많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김종덕 후보자의 경력이 '문화' 영역에 편중돼 있음을 문제삼으면서도 해명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정책이나 입법 방향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질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종덕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추궁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은 후보자와 관계없이 항상 반복 재생식으로 등장하는 '5.16 에 대한 관점'이나 '세월호 사고 문제'를 들고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은 "후보자는 문화 외에 활동 경험이 없어 관광 분야를 잘 맡으실 수 있으실지 걱정된다"며 "서해와 남해에 복합리조트단지를 국가프로젝트로 건설한다는데 왜 강원도와 동해에는 만들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염동열 의원의 지역구는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이다.

    같은 당의 신의진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대해 김종덕 후보자가 '게임에 관한 규제가 과하다'고 언급했던 것을 지적하며 "후보자의 입장은 게임 개발자의 입장에 치우쳐 있다"며 "게임이용자의 부모의 입장에서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공박했다.

    이어 "게임 중독에 빠진 20대 아빠가 게임하는데 방해된다며 28개월 된 아이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며 "국민들이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국가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인데 왜 규제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종덕 후보자는 "청소년·아동의 부모가 걱정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중독치료법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고 게임산업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 ▲ 국회 교문위에서 인사청문회를 받고 있는 김종덕 문체부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
    ▲ 국회 교문위에서 인사청문회를 받고 있는 김종덕 문체부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황우여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세월호 사고는 교통사고라고 했었는데 이에 동의하느냐"며 "안산이나 시청 (세월호) 분향소에 가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홍익대 교수인 김종덕 후보자는 올해 연구년을 맞이해 2월 이래로 해외에 체류해 왔다. 김 후보자는 "가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민석 의원은 갑자기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일본 산케이 신문의 보도 이야기를 꺼냈다. 안 의원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도 똑같은 자료를 거론하며 질의한 바 있다. 부처와 후보자가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똑같은 정쟁 소재를 활용해 질의한 것이다.

    같은 당의 유인태 의원은 "분향소에 수백만 명이 다녀갔기 때문에 그냥 '갔다 왔다'고 답해도 모를텐데 솔직히 답한 것이 좋다"고 덕담하면서도 "5.16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청문회 야당 의원 단골 질문을 또 꺼내든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종덕 후보자가 "교과서에서…"라고 말문을 열자마자 유인태 의원은 "됐다. 그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고 답변을 자른 뒤 "정성근 후보자 답변과 왜 토씨 하나 다르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유인태 의원은 "이런 답변은 본인이 진솔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5.16 에 대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답변이 만들어진 것은 장관 후보자들의 탓이 아니라 야당 의원들의 탓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청문회 때마다 소관 부처와 후보자에 관계없이 '5.16'을 물어보고, 소신 있게 답변을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낙마'시키려 들었기 때문에 일종의 '모범답안'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야당 의원들의 '반복 재생'식 질문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