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위로하러 갔다 '된서리'..폭행 충격으로 병원 입원세월호 유족, '미디어오늘' 보도만 믿고 KBS 간부 맹비난
  • ▲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본관에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항의방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본관에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항의방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을 직접 위로하기 위해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KBS 간부들이 유족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KBS는 9일 오전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 억류 당했습니다'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 전날 안산에 내려갔던 KBS 간부들이 '봉변'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KBS는 "8일 오후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이 안산에 있는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다"며 "조문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 중재를 위해 나섰던 정창훈 경인센터장도 유족들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한 뒤 5시간 넘게 억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KBS는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간부들을)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면서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전했다.

    KBS는 "불의의 대형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참담함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경건한 자세로 분향소를 찾은 공영방송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행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KBS는 유족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 미디어오늘의 기사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의 말을 인용, 지난 4일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부서 구성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논란을 부추긴 바 있다.

    이에 대해 KBS는 "당시 보도국장은 '한 달에 교통사고로만 5백 명이 사망하는데 그 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의 충격이 너무 커서인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 같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KBS가 교통사고 등 우리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었다"며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BS는 "이같은 사실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일부 유족과 일부 언론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보도국장 사진을 공공연히 분향소에 붙이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며 모욕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언론들은 거듭된 해명에도 보도국장이 실제로 그런 말을 한 것처럼 허위 기사를 유포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분향소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KBS 간부들이 억류된 사실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유족 편을 들면서 일방적으로 KBS를 공격하는 기사를 양산했다"고 한탄했다.

    한편 유가족 120여 명은 8일 오후 10시경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에서 KBS 본관으로 이동, "김시곤 KBS 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K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소동을 빚었다.

    KBS 본관 앞에서 보도국장의 파면과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4시간 반 동안 경찰과 대치한 유가족들은 이후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이튿날 아침까지 '밤샘 대치'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유족의 의사를 고려, 박준우 정무수석을 보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 ▲ 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 KBS에 대한 항의문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 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 KBS에 대한 항의문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다음은 KBS 공식입장 전문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당했습니다

    여객선 침몰이라는 대형 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는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뉴스특보를 방송하는 한편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참사의 원인과 문제점을 심층 진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 제시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또한 8일 오후에는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을 직접 위로하기 위해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이 안산에 있는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상사가 빚어졌습니다.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습니다. 중재를 위해 나섰던 정창훈 경인센터장도 유족들에게 수 차례 폭행을 당한 뒤 5시간 넘게 억류돼 있었습니다.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불의의 대형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참담함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조문과 유족 위로를 위해 경건한 자세로 분향소를 찾은 공영방송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행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교통사고 피해자보다 적다고 발언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습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주었습니다.

    당시 보도국장은 "한 달에 교통사고로만 5백 명이 사망하는데 그 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의 충격이 너무 커서인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 같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KBS가 교통사고 등 우리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앞서 이미 여러 차례 공식 해명한 바 있지만, 일부 유족들과 일부 언론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보도국장 사진을 공공연히 분향소에 붙이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며 모욕하기까지 했습니다.

    더욱이 일부 언론들은 거듭된 해명에도 보도국장이 실제로 그런 말을 한 것처럼 허위 기사를 유포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또한, 분향소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KBS 간부들이 억류된 사실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유족 편을 들면서 일방적으로 KBS를 공격하는 기사를 양산했습니다.

    KBS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간절히 빌고 있습니다. 또한 유가족 여러분께 거듭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오해로 빚어진 처사로 KBS 보도본부 간부들은 씻을 수 없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취재 윤리를 망각한 채 도를 넘는 왜곡 보도를 일삼는 일부 언론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