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제' 무인기 추락 사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무인항공기술에 대한 각별한 애착이 새삼 관심을 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군사용 무인타격기뿐 아니라 모형항공기에도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런 최고지도자의 관심이 북한의 무인항공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6월 16일 방영한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기록영화에는 그가 항공구락부(클럽) 선수들의 모형항공기 조종훈련을 참관 지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기록영화는 당시 훈련 참관 시점이 5월 15일이라고 소개했는데,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서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기록영화에서 김 제1위원장은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등을 거느리고 군인들이 모형항공기를 원격 조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가로, 세로 각각 2∼3m 크기의 모형항공기들은 모터로 움직이는 프로펠러를 달고 있으며 훈련장에는 기름 연료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통도 보였다.

    기록영화는 김 제1위원장이 항공 체육부문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모형항공기 조종은 '항공체육'으로 분류된다.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2012년 1월에도 서부지구 항공구락부를 방문해 '무선조종 모형항공기' 경기를 관람했다.

    당시 그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지식과 불타는 열정, 더 높은 곳으로 치달아오르려는 강렬한 지향을 안겨주는 인기있는 모형항공기 경기를 널리 조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에도 군사학교 교직원들의 사격경기를 지도한 뒤 평양 항공구락부 선수들의 '모범출연'을 관람했다. 북한 매체들은 모범출연의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 또한 모형항공기 조종 시범일 가능성이 크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 3월에는 군사용 무인타격기 훈련을 지도하며 북한의 무인타격기가 "적들의 그 어떤 대상물들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증됐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NBC 방송은 최근 이 무인타격기가 성능이 형편없는 '골동품' 수준으로, 무기를 장착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소개한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이 무인항공기술에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은 어릴 적부터 스위스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가 '국제적 수준'을 지향하는 취향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인기 개발은 첨단장비가 병력을 대체하는 세계적인 무기체계 발전 추세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이라며 "국제적인 수준을 따라잡고자 애쓰는 김 제1위원장의 성격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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