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착륙 중인 RF-4C 정찰기. 세계 최후의 RF-4C 정찰기다.
    ▲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착륙 중인 RF-4C 정찰기. 세계 최후의 RF-4C 정찰기다.

    세계 최후의 F-4C 정찰기(정식 명칭은 RF-4C)가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영원한 휴식에 들어갔다.

    공군은 제39전술정찰비행전대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소속 <RF-4C> 정찰기가
    28일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착륙했다고 밝혔다.

    <RF-4C> 정찰기가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착륙하자
    주기장에서 기다리던 부대 장병들과 가족들은 박수로 환영하며
    전투기에 대형 화환을 걸어줬다고 한다.

  • 은퇴하는 RF-4C 정찰기에 화환을 걸어주는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장병들.
    ▲ 은퇴하는 RF-4C 정찰기에 화환을 걸어주는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장병들.

    <박인하> 소령(공사 47기)과 함께 마지막 동행을 한 <RF-4C> 정찰기는
    우리나라에서만 25년 동안 임무를 수행했다.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장 <한병철> 중령(공사 41기)는
    [우리 대대원에게는 가장 완벽한 전투기]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RF-4C가 비록 50년 가까이 운용된 기종이지만
    우리 대대원들에게는
    세상의 어떠한 항공기보다 안전하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한다는
    믿음을 줬다.
    오늘 고별비행은 전우와도 같았던 RF-4C 항공기를 가슴에 묻고,
    그래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킨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은퇴하는 RF-4C와 기념사진을 찍은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장병들.
    ▲ 은퇴하는 RF-4C와 기념사진을 찍은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장병들.

    <RF-4C> 정찰기의 은퇴식에 참석한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장병들은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구호를 외치며 [애기(愛機)]의 은퇴를 축하했다.

    <RF-4C>의 정식 퇴역식은 오는 3월 3일, 제39전술정찰비행전대장 주관으로 열린다.
    <RF-4C>를 운용하던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는 오는 6월 해체된다.

  •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소속 RF-4C 정찰기들이 F-16 전투기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 소속 RF-4C 정찰기들이 F-16 전투기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는
    우리 공군이 미군으로부터 중고 <RF-4C>를 도입할 때인 1989년 11월 창설됐다.
    12월에는 18대의 <RF-4C> 정찰기를 배치했다.

    <RF-4C> 정찰기가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 비행한 것은 1990년 1월.
    7월부터는 미군으로부터 전술정찰임무를 이양 받고,
    1991년 1월부터 정식 정찰임무를 시작했다.

    사실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와 <RF-4C>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 공군이 들여온 <RF-4C>는
    1964년부터 1966년 사이 美 <맥도널 더글라스>社가 생산한 기체들이 대부분이었다.

    미군은 1958년 최신 대형 전투기로 <F-4 팬텀>을 개발한 뒤
    이 기체가 강력한 쌍발 엔진과 대형 기체 덕분에
    항속 거리가 매우 길고, 당시로서는 고기동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에 착안,
    정찰기로 개조해 사용했다. 

    1961년 <F-4 팬텀>을 처음 실전배치한 미군은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이 기체에 매우 만족해 했다.

  • 美공군이 냉전시절 널리 사용했던 RF-4C 정찰기. 우리나라에 오기 전까지 미군에서 25년 넘게 활동했다.
    ▲ 美공군이 냉전시절 널리 사용했던 RF-4C 정찰기. 우리나라에 오기 전까지 미군에서 25년 넘게 활동했다.

    문제는 이 기종은 1973년 단종됐다는 점과 기체를 보강해도
    수명이 8,000비행시간이라는 점이었다.
    때문에 공군은 <RF-4C>의 유지를 위해 세계 각국으로 부품을 구하러 다녀야 했다.

    우리 공군은 <RF-4C>의 [수명 연장사업]에 착수,
    비행수명 시간은 1만 200시간까지 늘려 임무에 투입했다.

    우리 공군과 함께 <RF-4C> 정찰기를 사용하던 스페인 공군이
    2002년 해당 기종을 모두 퇴역시키면서,
    지금까지 이 정찰기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마지막이었다. 

  • 훈련 중 적외선 대공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플래어(Flare)'를 발사하고 회피기동을 하는 RF-4C.
    ▲ 훈련 중 적외선 대공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플래어(Flare)'를 발사하고 회피기동을 하는 RF-4C.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공군 제131전술정찰비행대대는
    햇수로 25년(만 24년 2개월) 동안 <RF-4C> 정찰기를 운용하면서
    [18년 무사고 안전비행]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25년, 우리나라에서 25년 동안 최전선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했던 <RF-4C>는
    50년 동안의 긴 임무를 마치고 [영면(永眠)]을 취하게 됐다.

    공군은 <RF-4C>가 맡던 정찰임무를 신형 장비를 갖춘 <F-16>에게 맡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