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면에서 비판.. 한일관계 더 악화될까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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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와
    면담을 갖지 않기로 10일 확정했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양측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일정상
    면담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 밝혔다.

    정의당 초청으로 11일부터 방한하는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희망해왔다.

    청와대 역시 무라야마 총리와의 만남을
    외교적 파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

    청와대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면담을 제안했고
    무라야마 전 총리 측이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면담 일정은 양측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데는
    살얼음판 같은 한일 관계가 크게 작용했다.
    두 나라는 각각 새 정부가 닻을 올린 지
    1년이 되도록 정상회담 한 번 갖지 않았다.

    과거사 및 독도 문제 등으로
    첨예한 대립구도가 실타래처럼 계속되면서 
    자칫 박 대통령과 무라야마 전 총리의 만남이
    양국 관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종전 50주년 담화의 주인공으로
    당시 식민지배의 대한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일본이 전쟁으로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었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여러 국가와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
    통절한 반성과 함께 사죄한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달 1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 지도자들이
    무라야마 담화를 승계해야한다며 그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무라야마 총리와의 만남을
    일정상 이유로 거절한 데는 외교적 요인이 크다.

    무라야마 전 총리와의 만날 경우,
    안갯 속을 걷고 있는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회당 출신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왜 나쁜 일이 될 것을 알면서 참배하는 가,
    본인의 기분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라를 파는 총리가 있느냐”
    고 아베 총리를 맹비난 하기도 했다.

    또 한일 양국 관계에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자임,
    대화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반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나라가 관계 개선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곧 고위급 접촉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국 사이에 고위급 대화 채널이 
    수일 내 가동될 것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닛케이신문>은 지난 3일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야시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이
    이른 시일 내 한국을 방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무라야마 전 총리는 11일 입국 후
    정의당 의원단 간담회, 국회 강연,
    이희호 여사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13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