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월,화 드라마(밤10시) <굿 닥터> (연출 기민수 극본 박재범) 6일 방송에서 시온의 돌출적인 행동으로 부교수 김도한의 분노를 사 매를 맞는 가슴 아픈 장면이 나온다.

    시온(주원)을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성원병원 원장인 최우석(천호진)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시온은 국내최고의 병원인 소아과에 1년차 레지던트로 임시채용된다.

    시온은 어릴 때 자기를 부모 못지 않은 사랑으로 사랑해 준 든든한 보호자 형과 유일하게 마음을 주었던 토끼를 잃었던 깊은 아픔이 있다. 그래서 위험한 환자를 보면 이런 저런 세상적인 절차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달려들어 고치려 한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절차가 필요하지만 그것은 또한 거대한 장벽이 되기도 하고 물길을 가로막는 위험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순수하고 어릴 때의 고통으로 아픈 환자에게 관심을 쏟는 시온은 남이 미처 모르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하곤 한다. 6일  방송에서 그 민감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시온은 두 아이를 살린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세상적인 질서와 체계를 무시하고 아픈 환자만 보면 무조건 달려드는 시온으로 인해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하고 병원을 시끄럽게 한다.

    자폐아와 지적발달장애를 앓았던 시온은 아직 완전하지 못하여 누가 봐도 정상인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말할 때는 초등학생처럼 또박또박 말하고 끝말이 대개 "~습니다"로 끝난다.

    자기를 소개할 때 정상인들은 대개 이름만 말하는데 초등학생이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까지 말하는 것처럼 시온은 주소를 처음부터 끝까지 밝혀 여지없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팔을 침팬지처럼 힘없이 늘어뜨리고 어깨는 구부정하고 눈은 똑바로 못 뜨고 고개를 살짝 아래로 내리고 치떠서 쳐다본다.

    긴장하거나 다급한 일이 생기면 오른손으로 심장을 두드리거나 가운데로 손을 맞대어 붙잡는다.

    특히 멍한 표정이 되거나 누가 말을 해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때 주원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시온이 소중하게 가진 물건이 있다. 장난감 초록색 메스!
    어릴 때 형이 사 준 것으로 형하고 병원놀이 하면서 형이 몹시 즐거워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던 모습은 시온이 잊지 못하는 유일한 즐거운 추억이다. 

    그 메스를 잃어버렸을 때 시온은 세상이 무너지듯 달려나가 더러운 쓰레기통을 뒤져 기어코 찾아내 가슴에 꼭 품는다.  





     시온은 평소에도 마음이 짠하다.
    그런데 6일 방송에서는 어려운 수술을 성공시켰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분별없이 만들어 낸 시온을 향해 김도한(주상욱)이 화를 내며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계속 맞으면서도 시온은 웃는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 본 최우석은 김도한을 불러 말한다.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말하는데 맞으면서도 웃는 것은 아직 자폐적 성향이 남아 있어서야.
    내적 공포심이 외적공포심으로 나타나는 거야! 
    어릴 때 친구들한테 많이 맞았어! 그럴 때마다 웃었어!"


    시온의 고통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장면이다.
    사람은 고통이 지나치면 고개를 넘어 가듯이 울음을 넘어간다. 울음을 넘어가서 울음을 깔고 앉아 웃는다.
    우리나라 해학도 그 밑바탕은 고통이 숨겨져 있다. 진정한 유머는 울음을 지나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파 오는 시온! 울음을 품고 있는 웃음을 넘어서 다시 진정한 웃음을 환하게 웃을 날이  시온에게 찾아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