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이 외환위기의 한파를 이겨내고 있을 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 럭비 7인제와 15인제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후 만들어진 [공익광고]의 카피이다.일본을 꺾고 7인제에 이어 15인제에서도 후반전 역전으로
기적을 이뤄낸 럭비팀이 우리나라 국민에 용기를 주었던 사례로 꼽혀
[공익광고]에도 출연한 것이다.그로부터 4년 후 대한민국 남자 럭비국가대표는 또 일을 냈다.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2관왕 2연패를 달성하며
또다시 모두를 놀라게 했다.럭비의 역사와 인프라를 비교할 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도 비교되지 않는
일본을 이기고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것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다.이후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7인제 은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로 잠시 주춤했으나
아시아 럭비계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무시할 수 없고
그 성과들은 놀라울 따름이다.
대한민국 럭비공식 [62+1700=24]
올해 5월 열린 <15인제 럭비 아시아 5개국 대회>에서
한국은 홍콩, UAE, 필리핀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그 어떤 팀도 일본에게 <트라이(럭비에서 득점)>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결승에서 [64대5]로 패하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참가팀 중 유일하게 일본을 상대로 <트라이>를 기록했다.여전히 아시아에서는 2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일본에 유일하게 대적할 만한 대한민국 럭비의 발전을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다.대한민국 럭비의 발전을 위해 [62+1700=24]라는 공식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대한럭비협회>에 등록된 총 팀 수는 62개이며
등록선수는 약 1700여명이다.턱 없이 부족한 팀과 선수.
이런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럭비는 국제럭비위원회(IRB) 랭킹에서
24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이 같은 성과는 럭비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없고 저변이 약해서가 아니다.
럭비는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 등 각 대륙의 경기대회의 정식종목이며
전 세계적으로 120 여 개국에서 500만 명 이상의 등록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는 종목이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62+1700=24]라는 대한민국 럭비공식은
럭비가 한국인의 저돌적인 기질과 불굴의 정신에 적합한 스포츠이기 때문인 것 같다.
[7인제 올림픽], [15인제 월드컵]
1924년 이후 92년 만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7인제 종목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럭비.세계는 현재 럭비 인구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럭비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아쉽게도 정식럭비로 규정되는 15인제 럭비가 아닌
약식 럭비인 7인제 럭비가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에 채택되어 경기가 열리는데,이는 보급의 용의성, 승부의 의외성, 양성이 평등하고 참가할 수 있는 접근성,
대회진행과 휴식일이 짧은 간편성 등의 이유에서다.7인제 럭비는 각 팀 7명의 선수가 큰 운동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체력과 스피드가 중요한데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오를 정도로 세계를 놀라게 한 적도 많아
아시아 대표로 올림픽 출전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또한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려볼만 하다.
일본이 2019년 <럭비월드컵>을 유치했다는 것도
우리의 15인제 럭비 발전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40억 명 이상의 TV시청자와
개최국의 20억 달러 이상의 장기 경제효과를 낼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럭비월드컵>은 명실상부 최고의 대회다.일본의 개최로 아시아에 2장의 출전권이 확보된다면
대한민국 [럭비]도 충분히 [축구]가 이룬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럭비처럼 살자"
故조병화 시인은 <럭비처럼 살자>라는 말을 남겼다.럭비는 신체접촉이 많은 경기이다.
그래서 서로를 존중하고 룰을 지켜야 한다.
또 심판의 권위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지금 우리사회는 럭비가 필요하다.
<왕따>,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해결책은 럭비에 있다.럭비의 교육적 가치를 백년 이상 지켜나가고 있는 영국의 사례는 부러울 따름이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 스포츠(Sky Sports)>는
[스쿨오브하드록 School of Hard Knocks]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큰 화제를 모았다. .범죄자와 노숙자, 장기 무직자 등 사회 부적응자들을 모아
럭비를 체험하게 한다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프로그램.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은
스포츠를 통해 사회에 다시 적응했다.패배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참가자들은
럭비를 통해 자신감과 책임감을 회복했고,
다양성의 존중과 협동을 실천했다.결국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체득했고
절제력과 잠재력을 키웠다.이 프로그램은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고 찬사를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럭비의 이러한 가치가 저변확대와 보급으로 이어져
62개 팀의 1700여명의 선수 숫자를 늘리는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경기력이 향상되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대한민국 럭비는 1923년 일본에 의해 처음 소개됐고
정당한 방법으로 일본에 대항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항일스포츠]로 자리 잡았다.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일본은 넘어야할 벽이자 라이벌이다.
어려운 시절 럭비가 끈질기게 살아남아 일본 땅에서 우승을 거두었던 것처럼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우승과 올림픽 출전 그리고 럭비의 저변확대를 기대해 본다.정리=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