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마저 SPA? 캐쥬얼과 성격 달라"영세상인, 중저가 의류시장까지 대기업 독식 "죽을맛"
  • ▲ 최근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리빙관에서 아이파크백화점과 제일모직의 글로벌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매장 오픈을 기념해 열린 봄옷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컬러의 봄옷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스
    ▲ 최근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리빙관에서 아이파크백화점과 제일모직의 글로벌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매장 오픈을 기념해 열린 봄옷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다양한 컬러의 봄옷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스
    


국내 패션업계가,
[SPA](패스트패션) 분야에서 사활을 걸며 [불꽃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이랜드그룹>이 아웃도어 시장으로까지 SPA의 영역을 확대하면서,
시장 반응에 대한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기업들은 최근 들어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폭풍인기를 끌자,
매출폭이 겨우 6.5% 상승에 그친 토종 브랜드를,
과감히 포기하는 모습이다.

패션업계의 중저가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좁아지면서,
[명품] 또는 [SPA] 양극화로의 [분열]이 심해지는 구조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쇼핑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트렌디한 저가 의류의 구매 매력에 푹 빠진 것이
패션업계가 패스트패션 브랜드에 바짝 신경을 쓰는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국내 의류시장의 캐주얼 부문의 비중은,
2010년 19.5%,
2011년 18%,
지난해 16% 등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와 달리,
<유니클로>, <자라>, <H&M> 등,
대표적인 해외 [SPA] 브랜드들은,
2010년 3.9%,
2011년 5.6%,
작년 7.1%로
급성장하며,
작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60% 늘어난 8,000억원에 육박했다.

<제일모직>은,
기존의 캐주얼 브랜드 <후부>를 접고,
성장 가능성이 큰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키우기에 전력투구 중이다.

<후부>는 한 때 [힙합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도 세련된 디자인의,
[SPA] 브랜드에 밀려 사업을 중단한 것.

이 회사는 <에잇세컨즈>의 매장을,
올해 2배 가까운 25개 이상으로 늘려가면서,
내년에는 중국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 역시 <후아유>와 <로엠> 같은,
기존 브랜드를 축소시키고,
[SPA]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SPA]에 맞서
<후아유>와 <로엠>은,
옷값을 20~30% 낮췄다.,
<세아상역>의 <메이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톰보이> 등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특히 <이랜드>는
업계 최초로 런칭될 [SPA] 아웃도어 <루켄>을 선보이며,
한 달 안에 기획부터 생산-판매까지 이어지는 [SPA] 시스템을 적용,
아웃도어 의류의 가격 거품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고기능성에 고품질 원단-고가만을 고집하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본격 공략,
저렴한 가격에 꼭 필요한 기능성 및 디자인을 살린 제품으로,
아웃도어 시장에 반전을 일으킨다는 포부다.

그러나 이들 패션업체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이미 국내 대표적인 여러 의류 업체들이,
[SPA] 브랜드 사업에 사활을 걸고 나섰기에,
포화상태를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이랜드>의 [아웃도어 SPA] 사업 확장에 대한,
경쟁업체들의 시선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SPA 아웃도어]가 성공할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할 일이다.
최근 아웃도어 시장이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일상생활에도 입을 수 있는 [데이웨어]로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이긴 하다.


그러나 각 업체의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아웃도어는 캐주얼과 달리 무조건 저렴한 제품보다는,
자신의 상황과 콘셉트에 따라, 
구매하는 범위 층이 매우 달라,
섣불리 SPA 브랜드에 뛰어들기에는 시기상조다"

   - <코오롱스포츠> 양문영 차장 

 

한편 주변 재래시장이나 가두점 혹은 대형 유통에 입점한,
영세업체들의 항변도 만만치 않다.
 

"패션 명품 유통이야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대기업 유통사들이 점령한다지만,
큰 자본과 풍부한 인력을 가진 대형 유통사들이,
SPA브랜드로 재래시장-가두점 등의 저가 시장마저 독식 한다면,
SPA 싸움에 한꺼번에 몰린 대기업들은,
치킨게임에 마주할 것이다.

영세한 우리는 중저가 의류시장을 빼앗겨,
결국 서로 자멸할 수도 있다."

   - 서울 동대문에서 의류사업 중인 최경훈(58)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