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상시대응기관은 국정원 뿐…주요 예비역 장성들 경호 시스템 거의 없어미․영의 경우 별도로 ‘요인경호(High Profile Security Detail)’ 부서 갖춰
  • ▲ 보스턴 테러 용의자 검거 장면. 당시 美정부는 테러범을 잡기 위해 주 경찰과 FBI, SWAT, 연방보안관, ATF 등 법 집행기관 대부분이 출동했다.
    ▲ 보스턴 테러 용의자 검거 장면. 당시 美정부는 테러범을 잡기 위해 주 경찰과 FBI, SWAT, 연방보안관, ATF 등 법 집행기관 대부분이 출동했다.

    지난 15일 美<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23일에는 캐나다에서 [항공기 폭탄 테러]를 시도하던 용의자가 검거됐다.

    서방 세계 곳곳이 이처럼 테러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연 안전할까?
    지난 3월 초부터 이어진 김정은 패거리의 협박과
    지난 19일, 23일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보낸 괴소포를 보면 그리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김관진 국방장관 협박 유인물과 소포,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서문 앞 독신자 숙소 인근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을 협박하는 유인물 수백 장이 발견됐다.

    군 당국과 경찰이 공동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23일에는 김관진 장관 앞으로 등기소포가 도착했다.
    소포 안에는 [백색 가루]와 함께 19일 발견된 것과 같은 유인물이 들어 있었다.

  • ▲ 지난 23일 김관진 국방장관 앞으로 온 괴소포의 내용물. 유인물 표현으로 보면 종북단체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 지난 23일 김관진 국방장관 앞으로 온 괴소포의 내용물. 유인물 표현으로 보면 종북단체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1차 분석 결과 [백색 가루]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밀가루]로 밝혀졌지만,
    군 당국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군 수사기관과 경찰은,
    문제의 소포에 [동대문 우체국] 소인이 찍힌 것을 확인했지만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이미 2006년에도 일어났었다.

    2006년 12월 22일 민간대북방송사인 <자유북한방송>으로 소포 하나가 날아들었다.
    소포 안에는 경고문과 함께,
    붉은 페인트가 묻은 <황장엽> 前노동당 비서의 사진과 등산용 손도끼가 들어 있었다.

    경고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황장엽 쓰레기 같은 배신자, 그 입 다물라.
    다음엔 경고가 아니라 네놈의 죗값에 맞는 처벌을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미국도 벌벌 떨게 하고 있다.
    미제의 추종자들은 다 함께 몰락할 것이다.”


    소포 겉에는 <자유북한방송> 주소와 함께
    휴대전화 번호(011-9988-xxxx)가 적혀 있었다. 

    <자유북한방송>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즉시 서울 양천경찰서에 알렸다.
    그런데 범인이 잡힌 시기는?

    놀랍게도 2년이 흐른 뒤인, 2008년 9월 27일에야 잡혔다.  

    더 웃기는 것은 범인이 2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적용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 ▲ 2006년 12월 22일 '자유북한방송' 앞으로 온 '괴소포'의 내용물. 2년 뒤에 잡힌 범인은 '종북단체' 소속으로 밝혀졌다.
    ▲ 2006년 12월 22일 '자유북한방송' 앞으로 온 '괴소포'의 내용물. 2년 뒤에 잡힌 범인은 '종북단체' 소속으로 밝혀졌다.



    이번 김관진 국방장관에 대한 [협박 유인물]과 [협박 소포] 또한,
    이와 유사한 식으로 수사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협박소포로 되짚어 보는

    안보기관 요인 테러 위험성


    최근 김정은이 하는 짓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주요 인사들을 협박하는 것을 넘어,
    실제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그 가운데는 [암살]도 포함된다.

    여기에 안보기관과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들여다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국정원 핵심 인사와 국방부 장관 및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경호 조치를 한다.

    국정원의 경우 그나마 낫지만,
    주요 군 지휘관을 경호하는 인력들은 보통 [헌병단 특수임무대] 소속 인원들이다.
    이들을 [전문 인력]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여기다 국방부와 합참, 일선 작전사령부급에서 근무하는 핵심 보직자들에게는,
    아예 [경호]가 붙지 않는다.

    혹자는 “군 부대 안에서 근무하는데 말처럼 [테러]나 [암살]이 쉽겠느냐”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군에 대해 약간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국방부 인근에 [방]을 구한 뒤 CCTV를 설치해 놓고 보름 정도면,
    주요 인사들의 동선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걸 안다.

    “동선만 파악한다고 [암살]이 가능하냐”며 비웃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포차]와 [사제 폭탄] 재료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사제 박격포]도 만들 수 있는 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 ▲ 육군 8군단 헌병 특임대 요원들의 구출작전 훈련. 이들을 전문적인 경호요원이라 부르기는 애매하다.
    ▲ 육군 8군단 헌병 특임대 요원들의 구출작전 훈련. 이들을 전문적인 경호요원이라 부르기는 애매하다.



    그렇게 [표시] 나는 [테러]가 아니라도 방법은 많다.
    대형 트럭 한 대 빌려서, 주요 요인이 탄 차와 교통사고 내면 끝이다.
    “차에 이상이 생겨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할 텐가?

    국정원의 보안에도 빈틈이 보인다.
    국정원 입구 주변의 식당이나 비닐하우스 등에 [무선 CCTV] 등을 설치한 뒤,
    1주일 뒤에만 수거해도 차량 번호들을 대부분 모을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직] 안보기관 요인들이야 그나마 낫다.
    더 큰 문제는 [은퇴]한 안보기관 요인들이다. 


    전직 합참의장, 전직 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정보사령관,

    누가 지키나?


    우리나라는 과거 대통령과 영부인이 [흉탄]에 쓰러진 적이 있음에도,
    이상하게도 [요인 경호]에 별 관심이 없다.
    [민주화] 덕분이라고 하려나.

    김정은 패거리나 국내 [종북 세력]이 발악을 할 경우,
    [현직]이 아닌, [전직] 요인들을 납치하거나 [테러]를 가할 수도 있다.

    만약 [불순세력]이 안보기관의 전직 핵심요인,
    즉 국정원 차장과 단장을 지낸 사람들,
    전직 합참의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참모총장,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정보본부장, 정보사령관, 기무사령관 등
    국가기밀에 접근했던 사람들을 납치해 고문한다면, 비밀이 지켜질까?

    최악의 경우 이들을 납치 후 [고문]을 가하면서 기밀을 누설케한 뒤 살해하면 어쩔 건가?
    대북 감청망 현황부터 [휴민트],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까지 모두 누설된다면?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들을 경호하고 있는가?

    아니다.
    안보기관들 대부분이 [현직일 때는 우리가 지키지만, 나가면 민간인]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경찰이 지켜주고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앞서 말한 <황장엽 前 노동당 비서 협박 소포> 사건에서 나온다.

    해외 기준에서 보면,
    이런 [안보기관 전․현직 요인] 뿐만 아니라 민간인들 또한 [요인]으로 보고,
    테러 발생 경보가 발령되면 [경호 조치]를 한다.

    전직 요인에 대한 경호도 제대로 안하는 우리나라에서 과연 [민간인]을 제대로 보호할까?
    아니, 민간인 중 [요인]이 누군가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없는 건 아닌가? 


    미국은 [연방 보안관]이,
    영국은 [경찰청 특수부서]에서 경호


    미국과 영국은 대통령과 장관 등 정부 요인은 물론 [중요한 민간인(High Profile)]에 대해서도,
    안보기관들이 [경호(Security Detail)]를 제공한다.

  • ▲ 美연방보안관(U.S. Marshal)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비를 서고 있다. 이들은 경호업무도 수행한다.
    ▲ 美연방보안관(U.S. Marshal)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비를 서고 있다. 이들은 경호업무도 수행한다.



    미국은 법무부 산하 법 집행요원인 [연방 보안관(U.S. Marshal)]이,
    재판의 중요한 증인을 보호하거나 중대범죄를 적발하고 현장을 덮치는 일을 한다.
    교도소 간 죄수 이송과 탈옥수를 쫓아 체포하는 것도 주요 임무다.

    하지만 이들 중에 정예 요원을 뽑아 [요인 보호]도 한다.
    이들은 [테러 경보]가 발령되거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 또는 재난이 발생하면,
    [요인]들을 대피시키고 보호한다.

    영국은 [런던 경찰청] 예하에 3개의 특별부서를 만들어 요인들에 대한 [경호]를 한다.

    대테러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과 민간인 230여 명으로 구성된 <특수경호대(SO1)>는
    우리나라의 <청와대 경호실>과 비슷하다.

    전․현직 수상과 주요 각료들, 보호가 필요한 각국 대사, 영국을 방문하는 해외 요인들의 경호를 맡는다. 

  • ▲ 영국 런던경찰청 예하 특수부서 중 하나의 모습. 중무장을 할 수 있는 경찰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 영국 런던경찰청 예하 특수부서 중 하나의 모습. 중무장을 할 수 있는 경찰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400여 명으로 구성된 <왕실 경호대(SO14>는 영국 왕실 가족들을 경호한다.
    이들은 <윈저 궁> 거주자를 24시간 밀착 경호하면서, 영국을 찾는 해외 왕족도 함께 경호한다.
    대테러 업무 수행은 기본이다.

    필요할 경우에는 잉글랜드와 웨일즈,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경찰을 차출해,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외교관 경호대<SO6)>는 영국에 주재하는 외교관, 준외교관과 그 가족,
    영국을 방문하는 외국 주지사나 장관, 수상 등을 경호한다.

    이 가운데 <특수경호대>의 업무에는
    “암살이나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중요한 민간인들도 보호한다”고 돼 있다.

  • ▲ 지난 런던 올림픽 당시 테러에 대비해 히드로 공항에 배치된 영국 무장경찰. 과거 '바비(Bobby)'라고 부르던 영국 경찰도 테러 때문에 이렇게 변했다.
    ▲ 지난 런던 올림픽 당시 테러에 대비해 히드로 공항에 배치된 영국 무장경찰. 과거 '바비(Bobby)'라고 부르던 영국 경찰도 테러 때문에 이렇게 변했다.



    공산당 독재국가인 중국은 인민해방군 소속의 <중앙경호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 <8341부대> 또는 <57001부대>로 알려진 <중앙경호부대>는
    7개 그룹 36개부대로 전․현직 고위관료와 공산당 주요인사, 군 지휘관을 경호한다. 

    이들은 아예 중국 전역을 지역별로 나눠
    공산당원과 군인,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중요한 사람은 모두 보호한다.


    우리나라,

    암살과 테러에 과연 안전한가?

  • ▲ 해외 인사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는 청와대 경호요원들. '21세기형 암살자'는 총이나 흉기를 들고 돌진하지 않는다.
    ▲ 해외 인사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는 청와대 경호요원들. '21세기형 암살자'는 총이나 흉기를 들고 돌진하지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 중국 등은 물론 일본, 독일, 프랑스 등도 <9.11테러> 이후
    테러 예방과 함께 주요 인물들에 대한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안보기관과 정치권은 한반도만 [절대 안전지대]라고 생각하는 걸까?
    지금의 경찰인력으로 [암살]을 예방하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김정은이 우리나라를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 중 하나가,
    [골수 종북세력]과 [남파 간첩]들이다.

    김정은이 이들에게 [요인 암살 명령]을 내렸을 때를 상상한다면,
    안보기관들이 지금처럼 멍하니 있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