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 북한 핵실험에 이란이 돈 지불, 과학자 참여 보도
  • 지난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세계 주요 언론들이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커넥션’을 기정사실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들은 여전히 북한 핵개발을 ‘한반도 문제’로 축소하며 외면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월드 트리뷴’은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사용한 핵무기가 사실은 이란으로부터 돈을 받아 북한이 개발한 무기라고 보도했다.

  • ▲ 김영남 북한 인민회의 의장과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 김영남 북한 인민회의 의장과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월드 트리뷴’은 ‘북한 핵실험, 최종 주요 사용자(key end-user)인 이란이 비용 제공’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지난 2월 12일 북한의 핵실험은 이란을 위한 것으로, 이란에서 비용을 받았다.”

    “3차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이란 과학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장에는 ‘이례적으로’ 거대한 인공위성 통신장비도 발사장 입구에 마련됐는데, 이는 북한·이란 합작 무기의 테스트이기 때문이다.”


    ‘월드 트리뷴’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유가 아직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해서 한 게 아니라 이란과 함께 사용하는 구조의 ‘진짜 핵무기’ 위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월드 트리뷴’의 보도에 앞서 일본과 영국 언론들도 북한과 이란 핵무기 커넥션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5일 일본 교도 통신이 보도한 내용이다.

    “이란이 지난해 11월 북한에 핵실험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란은 대신 수천만 달러를 중국 위안화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지난 17일 영국 선데이 타임스도 같은 맥락의 보도를 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이란 핵무기 개발 총 책임자인 모흐센 파크리자데 박사가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외신의 보도는 북한이 만든 핵무기와 이란 핵무기는 ‘같은 기본구조(baseline system)’를 가진 것이며, 개발 자금은 이란이, 실제 개발은 북한이 맡으며, 그 자금 거래에는 중국이 개입돼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번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북한과 이란의 ‘공동 기획 핵실험’이라는 설명이다.

  • ▲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0년에 공개한 이동식 탄도탄. IRBM급으로 추정된다. 이란도 유사한 탄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0년에 공개한 이동식 탄도탄. IRBM급으로 추정된다. 이란도 유사한 탄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외신 보도를 국내에 전한 언론은 <조선일보>와 <YTN> 등 10곳이 채 안 된다.

    우리 정부와 언론이 북한 핵개발 확산 가능성을 무시해 온 것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다.

    2003년 초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한국으로 비밀요원들을 급파, 탈북자들을 만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커넥션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첩보확인 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정보기관들은 북한과 이란, 시리아, 헤즈볼라, 하마스, 알 카에다 네트워크 간의 무기 거래 커넥션과 북한과 이란, 시리아 간의 ‘핵 개발 커넥션’을 밝혀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와 러시아, 일본의 민간 업자들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노무현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은 자위용”이라며 동맹국들이 제공하는 첩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내 언론들도 지금까지 북한 핵개발이 ‘자위용’ 또는 ‘대미 정치용’이라는 지난 정권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