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원칙주의자.'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69)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이런 평가가 통한다.

    정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처신이 올곧고 일에 엄격해 업무상으로는 '어려운 상관'이었지만 선ㆍ후배나 직원들에게 따뜻하게 대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술과 골프를 즐기지 않는 편이며 사람을 많이 만나는 스타일이 아닌 것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교류의 폭은 그다지 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일에는 집 근처 교회에서 종일 지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당초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선 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가 법대(성균관대)로 진학한 경력이 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영등포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지난 1999년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이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이던 정 후보자가 검찰에 '낮술 금지' 방침을 실시해 검찰의 음주문화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서울지검에 함께 근무했던 한 검사장은 "업무에 엄격하면서도 처신이 칼 같았던 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같이 일했던 다른 검사장은 "원칙을 중시하는 '딸깍발이' 기질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따뜻한 인간미를 발휘했던 선배로 기억한다"며 "특별수사에 정통한 검사였다"고 전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요즘 말로 하면 딱 '공무원 스타일'"이라며 "일을 열심히 하고 교제 범위는 넓지 않은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980∼1990년대 서울지검에는 서울 법대 출신의 검사들이 주름잡던 시기였는데 성대 출신으로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른 검찰 출신의 변호사는 "굉장히 원칙에 충실하고 일을 원칙과 순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라며 "검사로 있을 때는 사람도 가려만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검찰 내 특수통으로 유명했고 검찰총장 후보로도 손꼽혔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능력에 비해 합당한 평가를 다소 받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한편 정 후보자가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지방에서 근무할 때는 상대적으로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다소 늘려 비교적 활발히 활동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지방 검사장 시절에 함께 근무했던 한 인사는 "후보자가 당시 (관할) 지역 관계자들과 만나 식사를 많이 했고 몇 번 따라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1999년 검사장 승진과 함께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근무하다 대검 감찰부장을 지냈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와 2000년 광주지검장, 2002년 부산지검장을 역임했다.

    그는 2003년 법무연수원장(고등검사장)에 취임한 뒤 이듬해인 2004년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로고스의 공동대표 변호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러다 그해 곧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2년간 재직했으며 지난해에는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2008년부터 3년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감명깊게 읽은 책은 일본 작가인 시바 료타로가 쓴 역사소설 '국운'으로 알려졌다. 이 소설은 일본의 메이지유신 당시 유신을 성공시킨 사카모토 료마에 대해 쓴 책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치다고 싶을 정도의 원칙론자이고 교제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면에서 행정부를 대표하고 각 부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총리로서의 역량은 검증을 거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