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 해 넘겨 처리.. 70일 공사 중단될 듯민주당이 제시한 3개항 부대조건 합의돼
  • 여야가 밤샘 진통 끝에 새해 예산안 처리를 한 것은 제주해군기지 공사 예산 때문이었다.

    여야는 1일 새벽이 되어서야 타협에 이르렀다. 제19대 국회는 '민생국회'를 표방하고 출범했지만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2013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다음과 같은 3개항을 70일 이내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한 것.

    실질적인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방부와 제주도가 벌이는 항만관제권 등에 대한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공사가 사실상 70일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3개항>

    1)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2)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3)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ㆍ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 지난 31일 민주당은 2천9억원의 예산 중 일부를 삭감하고 방위사업청 소관인 관련 예산의 절반을 국토해양부로 돌릴 것을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안을 원안 처리한 국방위안을 고수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은 이미 대선을 통해 검증을 받은 것인 데다 해군기지 문제로 민생복지 예산이 발목을 잡혀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양측은 예산삭감 없이 위의 3개항에 합의하고 이에 대한 이행 결과를 국회에 즉시 보고하도록 부대 의견을 넣기로 합의했다.

    또한 민군복합관광형미항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방위사업청과 국토부 예산을 구분해 적정하게 편성하도록 해 민주당 측 입장을 다소 반영되기도 했다.

    ◆ 그러나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또 반발했다. 예산안 처리가 한해를 넘기게 된 가장 큰 이유였던 셈이다.

    정 의원은 "부대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공사를 중단한다는 부대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1일 새벽 세차례에 걸쳐 절충을 시도했고 극적으로 타협에 이를 수 있었다.

    헌정사상 최초로 예산안 처리를 한해 넘기게 만든 정 의원은 1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제안한 수정안에 대해 "얼짱의 허를 찌르는 긴급수정안"이라고 자화자찬했다.

  • ▲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31일 밤 국회에서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제주 해군기지 예산과 관련해 지난해 국회에서 합의한 전제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공사를 중단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31일 밤 국회에서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제주 해군기지 예산과 관련해 지난해 국회에서 합의한 전제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공사를 중단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청래 ‏@ssaribi <안됩니다!>밤 11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전액삭감, 부대조건 불이행시 예산집행중단및 공사중단을 명기하자는, 얼짱의 허를 찌르는 긴급수정안. 70일간 새로운 투쟁의 시작...새해 더욱 강건하십시오. 큰절넙죽!"

    ◆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이어 지난 13일 열린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국방부의 사업계획 승인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로써 대법원에서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특히 지난 1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제주도민들은 '차질 없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추진'을 공약한 박근혜 당선인에게 50.5%의 표를 몰아줬다. 문재인 전 후보는 득표율 49%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 ▲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31일 밤 국회에서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제주 해군기지 예산과 관련해 지난해 국회에서 합의한 전제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공사를 중단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하는 수정안을 제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주해군기지의 상상도. 건설되면 기동전단 배치로 이어도와 대한해협 방어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제주남부의 관광산업도 도움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