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를 지원하는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에게 한 달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곤 했다.
    사람마다 차이 나고,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150만원 안팎이라고 답변한다.
    그런가 하면 100만원이 가까스로 넘는다고 하소연하는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어떤 운전 기사는 200만원이 넘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주 드물게 300만원 가까이 번다고 하던 젊은 기사도 있었지만, 너무 고되서 그만두겠다고 하던 운전기사도 만났었다.

    지하철 역이나 백화점 또는 기차역 앞에서 손님 한 사람 태우려고 길게 줄 서 있는 택시들을 보면 어떤 때는 안스럽다.

    대부분의 경우 택시기사들은 야간에 열심히 뛰지 않으면 가족생계를 꾸려갈 만한 수입을 만들 수 없다.
    새벽 일찍 나와서 낮에는 막히는 도로에 짜증 내다가, 그것으로 수입이 안돼 밤새 이리저리 달리는 운전기사들이 대부분이다.

    31일 여야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현행 대중교통법은 대중교통이 `일정한 노선과 운행시간표를 갖추고 다수의 사람을 운송하는 데 이용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이번 개정안은 `노선을 정하지 아니하고 일정한 사업구역 안에서 여객을 운송하는 데 이용되는 것'으로 범위를 확대해서 택시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택시정류장과 택시차고지도 버스정류장, 버스차고지 처럼 대중교통 수단 운행에 필요한 시설로 분류된다.

    택시법이 통과되면 버스와 철도에만 제공되던 유가보조금 지원, 부가가치세ㆍ취득세 감면, 영업손실 보전, 통행료 인하 및 소득공제 등 연간 1조9천억원의 지원이 예상 된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택시업계의 지원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그들의 노동 강도나 많은 시민들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것을 볼 때 그러하다.

    비단 택시업계 뿐 아니라, 민생 입장에서 보면 노력은 많이 하는데 그만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업종들이 대단히 많다.
    큰 어려움에 빠진 계층을 돌보는 것도 민생이지만, 수입이 낮은 이들을 골고루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바꾸는 것이 민생을 살피는 일이다.

    대체로 이런 업종은 몸을 움직여서 수입을 만드는 업종이다.
    가방 끈이 짧아서,
    다수가 아니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이들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중산층 70%를 만들자, 경제민주화를 이루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경제적으로 제도적으로 따지면 한없이 골치 아파질 것이다.

    알기 쉽게 말해서 일한 만큼은 나눠 갖자는 이야기일 것이다.

    몸으로 때우는 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자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애써 일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배려하자는 보이지 않는 다수의 말없는 소리가 모이고 정책으로 만들어져야, 의미있는 분배가 이뤄진다.

    재정을 지원한다고 해서 예산 퍼주기라든지,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섣부르게 단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