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반성 없는 친노는 필패”, 文 “실패한 정부라고 생각 안해”
  • ▲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 나선 ‘손학규-문재인’ 두 후보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두 후보는 앞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놓고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엔 ‘친노 필패론’을 놓고 한바탕 격돌했다.

    손학규 후보는 지난 15일 광주 전남대 체육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문재인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주요 발언 내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민생 실패에 대해 진심으로 성찰하고 아파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운영한 세력들은 두 손을 놓고 있지 않았나.”

    “반성은 물론, 성찰 불가의 핵심에 있었던 사람이 박근혜를 꺾을 수 있겠나.”

    “정권의 최고 책임자가 되겠다는 욕심에 앞서 우리의 잘못과 실패에 대해 철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반성과 성찰 없이 돌아온 참여정부로는 국민의 거덜난 살림살이를 일으키고 상처 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없다.”

    민생을 ‘파탄(破綻)’으로 내몰았던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을 보좌했던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결정되면 새누리당의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러자 문재인 후보가 발끈하고 나섰다.

    1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가 실패한 정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좌파-야권 세력이 그렇게나 싫어하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우리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나 미국도 클린턴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해 부시 정권에게 넘겨줬다. 그렇다 해서 클린턴 정부를 실패했다고 하진 않는다.”

    그러면서 “참여정부는 민주주의, 복지확대, 권위주의 해체, 남북관계 발전, 국가균형 발전 등에서 굉장히 큰 성취를 이룬 정부로 민주당의 강령도 참여정부를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규정하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다”며 손학규 후보를 압박했다.

    나아가 ‘비(非) 문재인’ 후보 측이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대선후보로 나서는 선수들이 서로 담합해서 경선룰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겠다고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의 ‘담합’ 발언과 관련해 손학규 후보가 재차 공세를 취했다.

    “박근혜 같은 소리”

    허를 찌르는 한마디였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선룰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갈등을 겪고 급기야 불출마 사태로 이어진 상황을 빗댄 것이다.

    결국 손학규 후보의 ‘끝내기 한판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