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하태경 “임수경 이중플레이! 사과에 진정성 없어”
  • ▲ 북한인권운동가 출신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 북한인권운동가 출신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자신과 탈북자들을 ‘변절자’로 비난한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에 대해 “다시 진실한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4일 논평을 통해 “탈북자들이 왜 변절자인지,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 임수경 의원이 다시 한 번 진심어린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밝혔다.

    특히 “내가 헌신해 왔던 탈북자들을 돕는 북한인권운동이 왜 변절 행위가 되는지도 해명하라”고 강조했다.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 출신 대학생 백요셉(28)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자 3일 오전 11시쯤 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하태경을 지칭해 ‘변절자 새끼’라고 말한 것의 본뜻은 그게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술김에 한 이야기이니 나는 괜찮지만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꼭 공개 해명과 사과를 해 달라”고 답했다.

    하지만 임 의원은 오후 보도자료를 내 사과하면서도 “변절자라는 표현은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 해 온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었을 뿐이며 탈북자 분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누가 봐도 공개 사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자 하태경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문제의 발언은 취중 실언이니 이해해 달라’던 오전의 전화통화와는 사뭇 방향이 다른 언급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임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으며 이중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의원의 해명과 사과가 진실하기 위해서는 ‘왜 탈북자들이 변절자인지, 탈북자들이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를 밝혀야 하는데 이 부분은 전혀 해명하지 않고 자신이 탈북자를 변절자로 몬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신이 가장 곤란한 대목을 정면 부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발언은 임 의원이 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정치성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처음에는 제가 변절자들인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북한인권운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가 오후 보도자료에서는 내가 새누리당으로 갔기 때문에 변절자라고 말을 돌렸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나는 임 의원이 진심어린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다. 임 의원 입장에서 큰 사고가 터져 정신없는 경황 중에 얄팍한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는 보좌진들에게 휘둘린 결과라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 ▲ '폭언 논란'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폭언 논란'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하태경 의원의 논평 전문이다.

    [논평] 임수경 의원에게, 거짓이 아닌 진실한 사과를 바랍니다.

    임수경 의원의 탈북학생에 대한 폭언 파문과 관련하여 저는 6월 3일 오전 11시경에 임수경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습니다. “하태경을 지칭해 ‘변절자××’라고 말한 것의 본뜻은 그게 아니다.”라는 해명과 사과의 뜻을 밝히는 전화였습니다. 저는 “술김에 한 이야기이니 나는 괜찮다. 하지만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꼭 공개 해명과 사과를 해 달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실제로 제 핸드폰으로 언론사 전화가 폭주했지만 "술김에 한 실언이기 때문에 공식 대응하지 않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임수경 의원은 오후에 <보도자료>를 내고 “변절자라는 표현은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 해 온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에 대해 지적하는 것 이었을 뿐이며 탈북자 분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언급은 ‘문제의 발언은 취중 실언이니 이해해 달라’던 오전의 전화통화와는 사뭇 방향이 다른 언급이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을 보고 임수경 의원이 오전 저에게 했던 전화와 달리 사과에 진정성이 없으며 이중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임의원의 이 발언은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선 임 의원의 발언은 탈북대학생 백요셉군의 증언과 상반됩니다. 백요셉군은 자신의 페이스북 증언에서 "임수경의원은 탈북자 일반을 변절자로 몰았으며 저를 변절자로 비난한 맥락도 그런 탈북자를 지원하는 북한인권운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수경의원의 해명과 사과가 진실하기 위해서는 "왜 탈북자들이 변절자인지 탈북자들이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 밝혀야 했습니다. 그러나 임수경 의원은 이 부분은 전혀 해명하지 않고 자신이 탈북자를 변절자로 몬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곤란한 대목을 정면 부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이 발언은 임수경 의원이 저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정치성 발언이라는 점입니다. 임수경 의원의 취중 발언 중 저를 비난한 맥락은 제가 그동안 탈북자들을 돕는 북한인권운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처음에는 제가 변절자들인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북한인권운동을 하기 때문에 비난해놓고 오후 보도자료 제가 새누리당으로 갔기 때문에 변절자라고 말을 돌린 것입니다. 아울러 오전 11시 제가 받은 전화에서는 제가 새누리당 갔기 때문에 변절자라고 했다는 해명도 없었습니다.

    이런 두 가지 점 때문에 저는 임수경 의원이 진심어린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저는 청년시절, 한국사회 민주화 운동과 인권 운동에 참여 했고, 90년대 중반이후 북한의 독재와 반인권 참상을 목격한 뒤에는 북한인권운동에 헌신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이후,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으로 일관된 삶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 까지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 참상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국내 종북세력이야 말로 역사와 조국을 배신한 변절자들입니다. 제가 민주당을 가지 않고 새누리당에 간 것도 민주당은 북한인권운동을 줄곧 외면하거나 가로막아왔고 새누리당은 이를 지원해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90년대 중반까지 임수경 의원과 민주, 통일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였습니다. 물론 제가 90년대 중반 북한인권운동에 매진한 이후로는 임의원과 별 교류가 없었습니다. 과거 제가 알던 임수경 의원은 종북 이념에 매몰된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아픔을 순수하게 느낄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때문에 임의원이 제가 새누리당 갔기 때문에 변절자라고 밝힌 보도자료는 임의원의 진심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임의원 입장에서 큰 사고가 터져 정신없는 경황 중에 얄팍한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는 보좌진들에게 휘둘린 결과라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임 의원에게 다시 한번 호소하고 싶습니다. 탈북자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어린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말입니다. 그들이 왜 변절자인지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헌신해왔던 탈북자들을 돕는 북한인권운동은 왜 변절 행위가 되는지 말입니다.

    저는 임수경 의원에게 이번 사건을 북한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한 진정어린 성찰의 계기로 삼을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과거 학생운동에 뛰어든 그 순수한 마음,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위하는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문제를 볼 것을 당부 드립니다. 저의 이 충고가 경쟁하는 정당 의원의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한 때 동지였던 사람의 애정 어린 조언으로 전달되길 충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