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평양 밀입북, 북한에선 ‘통일의 꽃’이라고 불려
  • ▲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폭언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폭언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 방북 사건으로 유명한 민주통합당 임수경 비례대표 의원이 탈북자 출신 대학생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향해 욕설까지 섞은 ‘변절자’ 발언을 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임수경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불어학과 4학년이던 1989년 6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밀입북,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했다.

    임수경 의원을 전대협에 추천한 사람은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이던 윤원석씨로 알려졌다.

    좌파 매체 <민중의소리> 대표를 지낸 윤원석씨는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4.11 총선 때 경기 성남 중원의 양당 단일후보로 결정됐다가 성추행 전력 논란으로 후보직을 사퇴했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진당 주사파 계열인 구당권파 실세 이석기 의원(82학번) 역시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출신이다.

    임수경 의원을 북한으로 보낸 사람은 민주통합당 임종석 전 사무총장이었다. 이번 4.11 총선에서 임 의원을 비례대표에 추천한 것도 임종석 총장이다.

    전대협 의장이던 임 총장은 1989년 당시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할 대표를 물색했고 전대협 산하 평양축전준비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던 임수경 의원을 찾아냈다.

    임 의원은 학생운동과 관련해 구속된 전력이 없는 데다 여권을 갖고 있어 언제라도 출국에 문제가 없었다. 그는 1989년 6월 21일 ‘졸업여행을 간다’고 집에 말하고 나와 도쿄, 베를린, 베이징 등을 거쳐 같은 달 30일 평양에 들어갔다.

  • ▲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지난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하기 위해 무단 방북한 뒤 김일성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지난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하기 위해 무단 방북한 뒤 김일성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북한 체류 중 임 의원이 가는 곳엔 수십만의 인파가 몰렸고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선 그가 입은 청바지와 티셔츠가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북한은 김일성과 악수를 한 그를 ‘통일의 꽃’이라고 치켜세웠다.

    임 의원은 8월15일 판문점을 통해 귀국한 뒤 체포됐고 3년5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임 의원의 배후였던 임 총장은 여장(女裝)을 하는 등 ‘임길동’ 소리를 들으며 당국의 포위망을 피해 다니다 같은 해 12월 체포돼 3년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감옥에 있었던 셈이다.

    한편, 탈북자 출신 대학생인 백요셉(28)씨는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임수경 의원에게 들은 폭언을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당시 백씨는 개인적으로 정치성향은 다르지만 어릴 적 북한에 있을 때부터 ‘통일의 꽃’으로 알고 있는 임수경 의원에게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 그러나 곧장 웨이터에 의해 사진이 삭제됐다.

    이에 백씨는 임 의원에게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북한식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임 의원은 “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아울러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라며 막말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의 글은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누리꾼들은 “‘김정일 개새끼’라고는 못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를 찾아 탈북한 새터민에게는 변절자라고 욕하네”, “사실이라면 (국회의원에서) 제명해야 하지 않을까”, “진보의 탈을 쓰고 숨겨온 자신의 종북 근성을 드러낸 꼴” 등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