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예전? 조각전? 회화전? 탱화전? 디자인전? 설치미술전?
    이 모든 것을 망라한 종합 전시회는 어떤 것일까. 서예가 국당(菊堂) 조성주(趙盛周)의 ‘법화경(法華經) 불광(佛光)전’이 24일 한국미술관에서 개막되었다.
    인사동 최대규모라는 미술관에 꽉 들어찬 거대한 작품은 서예이면서 회화이고 전각이면서 디자인이고 조각 미술이다. 약 7만자에 달하는 ‘법화경’ 전문을 정밀 석각(石刻) 불화와 함께 새겼다. 중견 작가 조씨가 6년여 2000일의 고행 끝에 완각한 작품에 쓰인 돌 무게만 5톤이 넘는다. 중국산 요녕석 3000여편을 사용한 1200여개의 전각(인장)으로 구성된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려면 70미터 공간이 필요한 설치미술의 대작이다.
    이 방대한 작업을 위해 그는 한국 최초로 '하이퍼 전각(Hyper seal engraving)'기법을 만들어냈다.
    모든 문양은 연꽃을 바탕으로 묘법연화경의 이미지와 불법의 장엄미를 살렸으며 ‘퍼즐과 모자이크’ 방식을 채택한 구성과 전시기법이 첨단 입체조명을 받아 불교세계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고 한다.


  • 1997년에도 금강경 5,400여자를 세계 최초로 전각 작품화하여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던 조씨는 6년여전 뜻밖의 곤경으로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할 때 법화경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이번 전시회를 구상했다.
    “어머니의 힘입니다. 그때 어머니가 주신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런 작품은 나올 수 없었지요.” 어머니의 모성과 불심을 강조한 조씨는 “불광 작품이 1600여년 전통의 한국 불교미술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혼탁한 불교계에 한줄기 훈풍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씨는 또한 음유서가(吟遊書家), 음반 ‘궤적’을 취입한 ‘노래하는 서예가’로도 알려졌는데 곧 ‘서예 콘서트’를 본격적으로 개최하려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