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나처럼 공포에 떨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 있다... 탈북자 30여 명, 북송되면 고문받거나 사형에 처해질 것"
  • "북한 억류는 내 생애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다. 그러나 북한에는 나처럼 공포에 떨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지금 북송될 처지에 있는 탈북자 30여 명도 북한에 돌아가면 똑같은 공포 속에서 고문을 받거나 사형에 처해질 것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이며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내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살아 돌아온 것처럼 중국이 이들을 강제 북송하지 않도록 모두 힘을 합쳐 도와 달라”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중국계 미국 방송 기자 로라 링 씨가 국제 사회에 탈북자 강제북송을 막아달라는 비디오를 보냈다.

  • 당시의 끔찍한 기억으로 북한 관련 인터뷰를 극구 사양해왔던 그가 탈북자를 살리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링 씨는 미 커런트TV 기자로 지난 2009년 3월 중국과 북한 접경 지대에서 탈북자 인신매매 실태를 취재하다 북한 영내로 진입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에게 붙잡혀 북한에 억류됐었다.

    링 씨는 140일 동안 고초를 겪다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통해 풀려났다.

    미국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가 긴급 제작한 영상 메시지에서 링 씨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했다.

  • ▲ 지난2009년 8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국계 미국 방송기자 로라 링(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 지난2009년 8월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국계 미국 방송기자 로라 링(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영상 메시지에는 방송 프로듀서인 언니 리사 링 씨도 함께 출연해 "탈북자들도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살 권리를 가진 우리가 똑같은 사람"이라며 탈북자 북송 저지에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온라인 서명을 통해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운동 '내 친구를 구해주세요(Savemyfriend)'에 참여하고 트위터, 페이스북에서도 캠페인을 널리 알리자는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 화면에는 ‘지금이 바로 행동에 옮길 때’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영상 메시지는 ‘Lisa & Laura Ling #savemyfriend PSA’라는 제목으로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비메오(vimeo.com/38044020)에 2분짜리 비디오로 6일 올라왔다.

    '링크' 박석일 정책국장은 "링 씨에게 영상 메시지를 제안했더니 선뜻 응해줬다. 직접 원고를 작성해 올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면 당하게 될 고초를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