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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대 랜턴 타이거아이 무단분해

한국 방위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이유가 미국의 기술장벽 때문만이라고?

김지훈 군사평론가,칫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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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3 10:39 수정 2011-11-18 16:46

한겨레 국방전문웹진 디펜스 21에 김종대 디엔디 포커스 편집장의 글이 실렸다

▲ F-15K에 장착된 제3세대 랜턴인 ‘타이거아이’ⓒ

글 내용은 우리 공군이 F-15K에 장착된 제3세대 랜턴인 타이거아이를 무단으로 분해했다는 미국의 의혹  제기 관련 기사였다.

(기사링크 :http://defence21.hani.co.kr/15782 )

하지만 다른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비교해보면 김종대 편집장의 글은 차이가 있다.

미국이 '타이거 아이'를 한국공군이 무단 분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합동 조사를 벌인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에서는 합동조사 결과 우리 공군이 기술유출을 위해 무단 분해하지는 않은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김 편집장은 아예 미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미국기술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한국무기의 대외수출을 봉쇄할 방침을 세웠고, 이에 따라 한국의 방산수출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언론의 보도처럼 우리가 무단 분해한 것이 아니라고 잠정결론이 나왔다면 미국이 미국무기의 대외수출을 막겠다고 나설 상황은 절대 아니다.

미국이 정말로 그렇게 할 방침이라면 다른 언론 보도에서도 비슷한 언급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오직 김편집장만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말한 것처럼 미국이 미국 기술이 들어간 한국 방산장비의 해외수출을 막을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김 편집장의 주장이 한낱 기우에 그칠지 아니면 진짜 문제로 드러날 지보다 정작 필자가 김 편집장의 글 중에서 반론을 펴고 싶은 부분은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마지막 부분을 인용해본다.

 “자국의 군사기술 보호에 대한 미국의 철저한 보호주의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이제껏 우리가 미국무기에 주로 의존하면서도 국내 방위산업이 발전하지 않는 이유가 미국의 철저한 기술 장벽 때문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 공유에 개방적인 유럽 국가들의 무기는 한국의 방위산업 발전에 매우 유리하지만,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정치논리 때문에 주로 미국제 무기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고압적 행태에 대해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전문가는 “80년대 후반부터 우리가 무기 도입선을 미국 외에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기로 해놓고도 20년 넘게 미국무기를 만을 추종한 결과 초래된 자업자득”이라고 분석하며, “기술 개방에 호의적인 제3국으로 무기도입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년 막대한 국부를 미국에 퍼 준 대가가 이것이냐”며 “차제에 한국도 기술자립을 선언해야 한다”며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술패권을 세계패권의 중요한 축으로 보는 미국의 오만함에 진저리를 치는 분위기다
."

김 편집장의 글을 요약하자면 이제 미국 무기도입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인 듯 싶다. 하지만 한국 방위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이유가 미국의 기술장벽 때문이라는 논리에는 많은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미국이 한국의 방산기술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기술이전과 도움을 준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국측의 방산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가장 심했던 70년대 말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당시 백곰 유도탄 개발사업을 할 때 우리 연구진은 미국 유도탄 연구소와 발사시험장을 둘러보고 다양한 미사일 관련 실험을 참관할 수 있었으며 2급 기밀에 해당하는 유도탄 연구자료를 볼 수 있었다. 백곰 유도탄 개발은 당시 미국이 가장 싫어했던 한국의 방산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탄도탄 관련자료의 공개/공유에 대해 많은 협조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우리의 무기개발에 무조건 태클을 건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미국은 그에 못지 않게 기술이전과 연구자료 공유에 협조를 했고 그것이 우리에게 매우 큰 자산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미국 이외에 다른 나라도 자국 기술에 대한 보호의식이 강력한 편이다.  미국이 그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까탈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유럽 등 제3국이라고 해서 자국의 첨단기술에 대한 공유를 쉽게 허락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만일 우리가 유럽이나 이스라엘제 장비를 구입해서 마구 뜯어보고 모방생산한다면 그들 역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그것은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대한민국은 터키에 K-9 자주포를 수출했고, K2 흑표전차의 수출이 진행 중이다. 만일 터키가 이들 한국제 병기를 마구 뜯어보고 역설계-모방설계해서 터키제 자주포와 전차를 제작하여 해외수출까지 한다면 대한민국이 과연 가만있을까김 편집장은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김 편집장의 마지막 문장은 이번 일의 원인을 미국무기를 추종한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필자는 김 편집장에게 묻고 싶다. 우리 한국군이 운용하는 장비 중 미국이 아닌 제3국 장비가 얼마나 많은지 김 편집장은 알고 있는지.

필자가 아는 것만 나열해 보겠다. 공군의 경우 CN-235 수송기(스페인), HH-32 헬기(러시아), T-103 훈련기(러시아), 듀란달 활주로 파괴폭탄(프랑스), 미스트랄 지대공 유도탄(프랑스), 이글라 지대공 유도탄(러시아등이 있다. 해군의 경우 링스 헬기(영국)와 시스쿠아 유도탄(영국), 엑조세 유도탄(프랑스), 209급 잠수함(독일), 214급 잠수함(독일), 76밀리 함포와 40밀리 함포(이탈리아등이 있으며 육군은 T-80전차와 BMP-3 장갑차(러시아), 메티스M 대전차 미사일(러시아), 팬저파우스트-3(독일), CM6614 장갑차(이태리), BV-206 다목적차량(스웨덴),오리콘 대공포(스위스등이 있다. 이 외에 필자가 모르거나 기억하지 못한 3국 장비가 더 있을 것이다.

물론 전체적 비중으로 봤을때 미국산 무기가 많긴 하지만 우리 국군의 제3국 장비 도입운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 무기체계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미국제에서 제3국 장비로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우리의 제3국 장비 운용 비율은 증가추세에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개발 장비도 제3국 기술도입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천마' 유도탄에는 프랑스 기술이 들어갔고, '신궁' 유도탄에는 프랑스와 러시아 기술이 들어갔으며,  '철매' 지대공 미사일과 '현무'-2B 탄도탄에는 러시아 기술이, '수리온' 헬기에는 유럽기술이 들어갔다.

사실 70~80년대 방산장비에는 미국기술이 많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미국기술 도입이 현저하게 줄었다.

김 편집장이 언급한 소위 "전문가"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전문가는 아마 21세기의 한국군이 1970년대 후반의 한국군처럼 미제무기만 운용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무기도입 다변화를 운운하려면 한국군이 어떤 제3국 장비를 운용하고 있는지 그것부터 알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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