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 속 부동층 사라지고 양극화 심화돼
  • 10.26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세대간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맞대결이 펼쳐진 10.26 재보선 서울시장 보선에서는 세대간 갈등이 심화됐다.ⓒ뉴데일리 편집국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맞대결이 펼쳐진 10.26 재보선 서울시장 보선에서는 세대간 갈등이 심화됐다.ⓒ뉴데일리 편집국

    특히 평일에 치러진 선거지만 4.27 재보선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와 비슷한 수준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유권자들의 투표참여가 많았는데, 50대이상 장년층 위주의 보수세력 결집과 함께 20∼40대 청년·중년층의 지지성향 양극화가 깊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오후 8시 발표된 공중파 TV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50대이상은 압도적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지지했으나, 20~40대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다.

    우선 50대는 56.5%가 나 후보, 43.1%가 박 후보를 지지했으며 60대이상은 69.2%가 나 후보, 30.4%가 박 후보를 지지했으며 40대는 66.8%가 박 후보, 32.9%가 나 후보를 택했다.

    아울러 30대는 75.8%가 박 후보, 23.8%가 나 후보를 지지했으며 20대의 69.3%가 박 후보를 택했고 30.1%가 나 후보를 지지했으며 성별에 따른 조사결과에선 남성들의 나 후보 지지가 43.8%, 박 후보는 55.7%, 여성은 나 후보 지지가 46.3%, 박 후보 지지는 53.4%였다.

    권역별로 보면 강북서에서 나 후보가 41.8%, 박 후보는 57.8%. 강북동지역의 나 후보 지지는 43.6%, 박 후보는 56.1%. 강남서에선 나 후보 41.4%, 박 후보 58.2%. 강남동지역은 나 후보 지지가 53.7%, 박 후보는 45.8%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나 후보는 전통적 보수세력의 결집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반면 박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되며 최근 ‘안철수 바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한 정치 분석가는 "과거 선거결과에선 이념성향이나 지역구도가 분명하게 드러났는데 이번 10.26 재보선은 완충지대 없는 세대간 갈등이 심화됐다"며 "여당은 전통적인 보수세력의 결집에도 불구, 젊은층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수용하는데 미흡했다는 진단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을 비롯한 여권 전체가 복지정책을 둘러싼 내부혼선만 거듭한 채 바닥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가에선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회의로 부상한 '안철수 바람'이 이번 선거결과를 판가름 낸 것으로 진단하고 여야 모두 기성정치의 구태를 탈피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이란 견해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정치 평론가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으로 친이-친박으로 갈렸던 보수진영이 결집됐으나 안풍(安風)을 막는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최근 일련의 선거에서 지지후보나 정당을 택하지 못하는 부동층이 사라지는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 세대간 갈등이 발생하는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각종 선거에서 여당이 열세를 보이는 세대간 갈등의 배경 가운데는 인터넷과 블로그,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론추이를 예의 주시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를 반증하듯 좌·우익 이념적 분기점에 놓여있고 우리사회의 중심세력인 40대가 이번 선거를 가른 것으로 보이는데, 20~30대가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익숙한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한 선거관련 전문가는 "예전 선거와 달리 40대가 여권 성향인 50대이상 장년층과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 층 사이에서 선거결과를 좌우하는 세대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울시장 보선은 트위터와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와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에서 막판까지 보수세력과 야권의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졌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선 양측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