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개교 40주년 기념 축제…교수, 학생 혁신위 거는 기대 커 학교측 야간 강의 휴강, 축제 동참 가수 김장훈 씨 무료 공연…축제 통해 마음 추슬러
  • 학생 4명과 교수의 자살로 공황상태까지 갔던 카이스트에도 봄은 찾아왔다.

    2일부터 시작된 올해 카이스트의 봄 축제는 여느 때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개교 40주년을 맞이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염려할만큼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카이스트 구성원들이 아픈 기억속에서 다시 제자리를 찾는 기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축제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들은 오랜만에 밝은 표정으로 ‘봄’을 반기는 모습이다. 카이스트의 봄은 새로 구성된 혁신비상위원회의 활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교수와 학생들이 혁신비상위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학생들은 100% 영어강의와 징벌적 등록금제 등 ‘경쟁’ 중심의 학사운영이 혁신비상위를 통해 어느정도 완화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숨 좀 쉬게 해달라”고 할 정도로 학생들을 짓누르던 과중한 학업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넓게 퍼지면서 무겁게 가라 앉았던 학내 분위기가 몰라보게 밝아지고 있는 것이다.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회와 학교측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축제는 ‘친구의 생일파티를 즐기자’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그동안 카이스트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온 교수 및 학생들 사이의 대화단절을 축제를 통해 회복해보자는 것이다. 2일 낮 12시부터 스포츠콤플렉스 옆길에서는 친구를 위한 생일 케잌과 생일주를 만드는 행사가 열렸다.

    축제 때도 강의를 쉬는 법이 없었던 학교측도 이번만큼은 오후 6시 이후 야간 강의를 모두 휴강하면서 축제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저녁에 열린 개막식에서는 학생들이 희망을 담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즐거움을 만끽했고, 교내 곳곳에서는 학과별로 미션 수행능력을 겨루는 ‘과vs과’ 프로그램도 펼쳐졌다.

    가수 김장훈씨도 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소주파티를 즐기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카이스트 명예동문이기도 한 김장훈 씨는 ‘노 개런티’로 개막식 무대에 올라 열띤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미투데이에 남긴 글을 통해 “최근 잇따른 학생 자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카이스트 구성원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며 “노래와 공연으로 힘 한번 제대로 주고 오겠다”고 말했다.

    4일로 끝나는 축제 이후에도 각종 행사가 연이어 열려 카이스트 구성원들이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열리는 개교 40주년 기념 음악회를 시작으로 동문 홈커밍 행사(14일), 2025 비전 선포식(17일), 체육행사(27일) 등이 뒤를 잇는다.

    곽영출 학부 총학생회장은 “모든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축제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다시 자신감을 되찾아 의욕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