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방과후학교 인식도 조사 결과학부모 26%, 학생 28%만 만족…‘오히려 사교육 늘었다’ 10%
  • 초중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집중적인 정책시행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학부모들의 체감도는 그다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기대 이하로 나타나 교육당국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공개한 ‘2010년 방과후학교 성과분석 연구’를 보면 전국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 10명 중 6명은 방과후학교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응답자의 1/4을 겨우 넘었다(25.9%).

    전국 초중고 학부모 4,582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방과후학교 참여로 사교육비가 많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9.2%였으며, 조금 감소했다는 응답은 16.7%였다. 그러나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이 전체의 2/3 가까운 64.3%를 기록,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교현장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학교급별로 보면 위로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낮아 방과후학교가 ‘입시학원’의 역할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급별 학부모 만족도는 초등학교 32.1%, 중학교 23.7%, 고등학교 21.9%였다.

    특히 방과후학교 정책시행 후 오히려 사교육비가 늘었다는 응답이 9.8%나 돼 정책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학생 5,077명(방과후학교 참여학생 3,697명, 미참여 학생 1,3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방과후학교로 사교육 참여가 줄었다는 응답은 27.6%에 그쳐 학부모 응답 25.9%와 큰 차이가 없었다.

    사교육 참여가 줄지 않았다는 응답은 41.8%였고 보통이라는 응답은 27.6%였다. 부정적인 응답이 학부모 응답(64.3%)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사교육을 계속 받는 학생비율이 매우 높아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학부모 못지않게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후학교와 사교육을 동시에 참여하는 학생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66%로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80.3%, 중학교 68.6%, 고등학교 48.2%였다. 이같은 동시참여 비율은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높아져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인 경우 10명 중 8명이 방과후학교와 사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1.3%).

    방과후학교 세부프로그램에 대한 설문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응답이 전혀 달랐다. 학생들은 취미와 예체능 중심의 교과를 선호했으나 학부모는 국영수 등 정규교과수업의 비중을 더 늘려달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개발원의 이번 조사결과가 지난 2월 교과부의 발표와 배치되는 점이 적지 않아 정부 사교육비 분석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2월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 참여학생의 연간 사교육비가 미참여학생보다 평균 53만원 적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