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재스민 혁명'을 요구하는 초보적인 시위 양상이 나타난 것과 관련해 중국인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시위는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2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시위는 우선 참가한 사람이 매우 적었고 실제 시위로 이어지지도 못해 사회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며 "이는 중국과 아랍 세계의 기본 여건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아랍권에서 재스민 혁명은 정치, 경제, 사회적 요소에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이 결합해 일어난 것"이라며 "중국은 성공적으로 세계화를 이루고 정치적으로도 매우 강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 영역에서 보면 중국도 여러 문제를 갖고 있지만 아랍 국가들처럼 심각하지는 않다"며 "비교학적으로 본다면 중국의 사회 갈등은 세계적으로 중간 수준이고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 교수는 중국에는 4억5천만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의견은 분화돼 있고 주류는 민족주의 성향이라면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인터넷이 중국에서 시위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는 13개 도시에서 시위를 하자고 선동글이 유포됐지만 베이징과 상하이를 뺀 11곳에서는 전혀 시위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해외 민주화 인사들을 이용해 중국에 영향을 끼치려는 사고는 효과를 거둘 수 없을 뿐 아니라 중국 민중의 분노만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장융(劉江永) 칭화대학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20일 시위와 관련한 질문에 "정확한 보도를 보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의 현재 상황은 아프라카, 중동과 완전히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류 교수는 "중국의 사회와 정치는 안정돼있고 경제가 날로 발전하고 있어 중국의 이웃 국가들도 큰 이익을 얻고 있다"며 "누구나 자기 견해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들의 주장을 펴는 것은 좋지만 이는 중국과 이웃국가들의 공통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국내 전문들 또한 중국의 재스민 시위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동덕여대 중국학과 이동률 교수는 "외국에서는 기대치가 높을 있지만 중국에서는 공권력에 비해 저항운동 세력의 조직력이 약하다"며 "민주화 운동을 할 수 있는 지식인과 중간계층 가운데 공산당 체제 속에서 수혜자가 더 많아 아랍권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는 일부 하층 노동자와 농민을 제외하면 나라의 발전에 기대감이 높고 민족주의 호응 세력도 많다"며 "중국 내에서 민주화 시위를 촉발할 큰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적 영향만으로 탄력을 받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지금까지 중국에서 민원성 시위는 많이 존재해왔다면서 이런 시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화되는 경향을 보일 것인지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